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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문가 특별 칼럼] ① 웹 AI시대의 개막: 사용자의 브라우저도 인터넷도 없이 돌아가는 AI N

리가 사용하는 컴퓨팅 파워의 3분의 2는 웹에서 소비된다. 그 웹이 지금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버에 의존하는 대신, 사용자의 브라우저에서 직접 AI 모델을 구동하는 ‘웹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서버 비용 부담 없이, 네트워크 지연 없이, 무엇보다 개인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하지 않고도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초기 페이지 로드 후에는 완전히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AI 추론이 가능하다. 아직 웹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 기술은 머지않아 우리의 일상적인 AI 도구 세트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이 특별 기고는 AI 강국을 꿈꾸는 한국과 한국 독자들을 위해서 구글 웹 AI의 리더 제이슨 메이즈와 Mediapipe Web 창시자 타일러 멀린이 작성했다. 웹 AI란 무엇인가 웹 AI는 브라우저에서 직접 AI를 실행하는 기술이다. 한 번 웹페이지를 열면, 그 다음부터는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가 작동한다. 모든 처리가 사용자의 기기 안에서 이뤄진다. 이는 기존 클라우드 방식 대비 여러 뚜렷한 이점을 제공한다. 먼저 고가의 서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서버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클라우드 방식과 달리, 웹 AI는 각 사용자의 기기에서 연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확장성 문제에서 자유롭다. 네트워크 지연 시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로컬에서 즉각 처리되기 때문에 응답 속도가 빠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라이버시 보장이다. 데이터를 제3자 서버에 전송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가 외부로 노출될 위험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의료 데이터, 금융 정보, 개인 사진처럼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영역에서 특히 강력한 장점이다.연구자나 개발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새로운 AI 모델의 성능을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싶을 때, 링크 하나만 공유하면 즉시 더 많은 사용자와 다양한 기기 유형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별도의 앱 설치나 복잡한 서버 환경 설정 없이 누구나 브라우저만 있으면 접근할 수 있는 마찰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내장 AI를 사용하면 웹사이트가 브라우저 API를 로컬 프로세서 (CPU, GPU 또는 NPU)에 연결한다. 그 다음 대답을 전송하는 로컬 모델과 통신하고 API가 응답을 반환한다. 현재 웹 AI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첫 번째는 웹페이지 코드 자체를 통해 수행되는 모델 추론 방식이다. 개발자가 웹 표준 기술을 활용해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브라우저만으로 GPU, CPU, NPU 같은 다양한 프로세서에서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다. 웹 표준에 기반하기 때문에 특정 운영체제나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브라우저가 지원하는 모든 환경에서 작동한다. 두 번째는 브라우저 자체에 AI 모델을 내장하는 방식이다. 크롬 같은 주요 브라우저들이 최신 AI 모델을 브라우저 차원에서 직접 관리하고 제공하는 방식을 적극 탐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웹사이트가 이미 캐시된 공통 모델을 활용해 텍스트 생성, 요약, 번역 같은 일반적인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각 웹사이트가 개별적으로 모델을 로드할 필요 없이 브라우저가 제공하는 표준화된 API를 통해 접근하면 되는 것이다. 두 형태 모두 놀라울 만큼 광범위한 AI 모델을 지원한다. 단순한 선형 회귀나 객체 탐지 같은 전통적인 머신러닝 작업부터, 이미지 생성 확산 모델이나 대형언어모델(LLM) 같은 최첨단 생성형 AI까지 다양하다. 모델을 적절히 압축(양자화)하고 기기에 충분한 성능의 하드웨어가 갖춰져 있다면, 우리가 알고 사용하는 대부분의 AI 모델을 사용자 기기에서 로컬로 실행할 수 있다. 최신 하드웨어가 아니더라도 구형 기기에서 상당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구글의 실험에서 시작된 혁신 브라우저 내 머신러닝의 역사는 2017년 구글의 한 연구 프로젝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육과 시각화 목적으로 브라우저 환경에서 신경망을 실행해야 했던 엔지니어 팀이 개발한 이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작은 실험에 불과했다. 하지만 팀은 곧 예상치 못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웹 브라우저에서 AI 모델을 실행함으로써 당시 서버 기반 시스템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웠던 여러 장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프라이버시 보호, 낮은 지연 시간, 비용 절감 등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제3자 개발자들도 실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이런 형태의 AI를 활용하고 싶어 했다. 연구 프로젝트는 점차 실용적인 도구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8년 이 프로젝트는 텐서플로우JS(TensorFlow.js)라는 본격적인 자바스크립트용 AI 라이브러리로 진화했다. 파이썬 기반 텐서플로우의 사용하기 쉬운 API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자 경험을 크게 개선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을 지원했다는 점이 중요했다. CPU에서 순수 자바스크립트로 실행하는 방식부터, 대규모 모델 처리를 위해 GPU를 활용하는 고성능 옵션까지 선택의 폭이 넓었다. 개발자들은 자신의 프로젝트 요구사항과 타겟 사용자의 하드웨어 환경에 맞춰 적절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다.같은 해 구글의 컴퓨터 비전 연구진도 웹 AI에 합류했다. 네이티브 앱으로 만들어진 데모를 웹 구현으로 전환해 접근성과 공유성을 높이려는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미디어파이프(MediaPipe Web)다. 2019년 처음 공개된 미디어파이프는 컴퓨터 비전 분야에 특화된 웹 AI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MediaPipe Web 개념 설명 2020년 텐서플로우JS 팀과 미디어파이프 팀이 공식적으로 협력하면서 웹 AI는 한 단계 더 도약했다. 두 팀의 협업은 더 많은 혁신적인 연구를 웹 형태로 전환하는 결과를 낳았다. 얼굴 랜드마크 탐지, 손 추적, 신체 자세 분석, 이미지 분할 같은 다양한 신체 이해 모델이 웹에서 실시간으로 작동할 수 있게 됐다. 웹캠만 있으면 누구나 복잡한 컴퓨터 비전 기능을 브라우저에서 바로 체험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기하급수적 성장의 시대 그 이후 웹 AI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2023년 초부터 2024년 말까지 불과 2년 사이에 구글 웹 AI 모델과 라이브러리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약 10억 건에 달했다. 2018년 당시 연간 100만 건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천 배가 넘는 증가다. 이는 단순히 다운로드 수치를 넘어, 웹 AI가 연구실을 벗어나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2024년 현재 웹 AI 생태계는 훨씬 더 다양하고 성숙해졌다. 구글만의 영역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웹 AI 런타임을 선보였고, AI 모델 허브로 유명한 허깅페이스도 브라우저에서 작동하는 트랜스포머 모델 라이브러리를 출시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개발자들은 이제 자신의 프로젝트와 기술 스택에 맞는 다양한 웹 AI 솔루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하드웨어의 진화도 웹 AI의 미래를 밝게 한다. NPU(신경망 처리 장치) 같은 AI 전용 칩이 점점 더 많은 기기에 탑재되고 있다. 일반 PC와 스마트폰에도 AI 연산에 특화된 하드웨어가 기본으로 들어가는 시대가 되면서, 웹 AI의 성능과 활용 범위는 계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사용자 경험의 변화다.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는 AI 경험이 점차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데이터 요금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작업에서도 AI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 웹 AI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인터넷과 AI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변화의 시작점이다. 제이슨 메이스 (Jason Mayes)는 구글의 Web AI 리드로, 크롬·MediaPipe·TensorFlow.js 등 Web AI 핵심 기술 팀을 대표하며 전 세계 개발자가 브라우저에서 머신러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Google Developers·EdX에 공개된 최초의 웹 AI 공식 강좌의 저자이며, 10만 명 이상이 수강했다. 또한 세계 최초의 ‘Web AI Summit’의 창립자로, 업계 주요 인물들을 한자리에 연결하며 생태계 확장에 기여했다. 기술과 크리에이티브를 모두 아우르는 역량을 바탕으로 구글의 주요 고객사와 내부 팀을 위한 웹 AI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왔다. 타일러 멀린(Tyler Mullen)은 MediaPipe Web의 창시자이자 테크니컬 리드로, 구글 Meet의 영상 효과 및 BILIBILI의 실시간 댓글 기능 등을 웹에서 구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LiteRT.js를 시작했으며, 크롬 내장형 AI를 위한 GPU 기반 최신 제미나이 나노(Nano) 구현을 주도했다. 이전에는 게임(Roblox, Play Games)과 컴퓨터 비전(Motion Stills) 연구를 했고, 2018년 웹 데모 실험을 계기로 Web AI의 잠재력을 확인한 뒤 해당 분야에 전념했다. 모바일·PC·웹 개발 간 기술적 격차를 줄이고, 연구 단계의 머신러닝을 실서비스로 연결하는 일을 해왔다.

2025.12.15  0  2 

2026년 트렌드 톱5: 864조원의 돈이 '이곳'으로 향합니다 N

다섯줄 요약 2026년 세계는 보호 무역주의 확장과 지정학적인 긴장감이 겹치면서, 기존 질서가 흔들리는 불확실성 시대에 빠져들 전망이다. AI는 유행을 넘어 하나의 거대 경제권으로 자리 잡고, 데이터센터 전력 반도체를 중심으로 막대한 설비투자(CapEx)가 지속될 것이다. 오늘날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 도입이 아닌 조직 자체를 재설계하는 ‘AI 네이티브 컴퍼니’로의 전환에 달릴 것이다. 투자 측면에서는 매그니피센트7 중심의 미국 시장과 함께,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가 알파를 창출하는 핵심 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다. 트렌드를 읽는 까닭은 단기 유행이 아닌 메가·메타 트렌드를 구분해, 어디에 돛을 달아야 할지를 판단하는 전략적 시야를 확보하는데 있다.   250살 맞이한 미국 넓어지는 회색지대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트럼프는 2025년 취임과 동시에 막대한 상호관세를 부과해 세계 경제를 충격에 빠뜨렸는데요. 변화의 물결이 계속 밀려오면서 종전 무역질서가 흔들리고, 서서히 새 판이 짜여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사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10가지 키워드를 꼽았습니다.   힘이 빠지려는 미국   (1) 250살 맞은 미국 미국은 1776년 독립을 선언했는데요. 내년이면 건국 250년이라는 상징적인 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치적 분열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트럼프 정책을 놓고 맞부딪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호무역, 이민 정책, 석유 시추 확대 등을 둘러싸고 양당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6년 11월 3일에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혼란이 극에 달할 전망입니다. 상원 의원 100석 중 35석, 하원 의원 전체, 주지사 50석 가운데 36개 주가 선거를 통해 새로 뽑힙니다.   (2) 미·중 신냉전 지정학은 뿌리째 흔들리는 중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 구도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다루는 방식은 이전 지도자와 확연히 다릅니다. 특히 나토(NATO)나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다자 외교를 멀리하고, 조건이 맞을 때만 협력하는 이른바 ‘자발적 동맹(coalition of the willing)’을 선호합니다. 동맹 내에서도 대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3) 커지는 유럽의 고민 유럽은 진퇴양난입니다. 재정은 적자인데 러시아의 야욕은 커지고 있고, 미국이 한 발 물러서면서 방위비는 더 늘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은 극우 세력이 확장하기 좋은 토양이 되기도 합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서는 총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기회를 포착하려는 중국   (4) 넓어진 회색지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휴전·종전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큽니다. 한편 미국의 적극적 개입이 줄어들면서 힘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유럽이나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대응을 시험하려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전선은 사이버 공간, 북극해, 해저 등 기존의 전쟁 개념을 벗어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될 전망입니다.   (5) 뭉치려는 BRICS 중국은 디플레이션,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 과잉 생산이라는 내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면서, 중국은 갈수록 글로벌 사우스(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신흥국)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 BRICS 정상회의는 인도에서 열리는데요. 기존 5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에 더해, 이미 확대된 BRICS+ 체제(추가 5개국)가 인도에서 첫 정상회의를 치르는 형태가 될 전망입니다.   (6) 퇴로가 막힌 경제 아직 세계 경제나 무역 질서가 무너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불안감은 분명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이 GDP 대비 국가부채 100%를 넘는 가운데,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채권 금리가 다시 급등(채권 가격 하락)하며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준금리를 섣불리 낮추자니 물가가 다시 압력을 받을 수 있어, 각국 중앙은행들은 어느 쪽으로도 쉽게 움직이기 어려운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7) AI 버블 논란 많은 전문가들은 오늘날 AI 투자를 철도, 전기, 인터넷이 도입될 때와 비슷한 ‘기술의 대전환기’로 평가합니다. 다만 ‘AI 버블’ 논쟁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자리 상당수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2026년 월드컵과 ‘약물 올림픽’   (8) 멀어진 기후협약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묶겠다는 목표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채택됐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정책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많은 기업들이 성과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주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24시간 전력 생산이 가능한 지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 대응의 중심 기술 포트폴리오가 재조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9) "인간의 능력을 올려라" 2026년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합니다. 주목할 것은 같은 해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인핸스드 게임(Enhanced Games)’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모토는 “과학으로 스포츠를 재창조한다”. 약물 사용을 사실상 전면 허용해 인간 능력의 극한 기록을 추구하는 콘셉트라, 윤리·의학·스포츠 정신을 둘러싼 논란이 거셀 전망입니다.   (10) GLP-1 체중 감량약의 확산 오젬픽과 위고비는 원래 당뇨 조절을 위해 개발된 주사형 치료제입니다.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규제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2026년 전후로는 주사형뿐 아니라 경구용(알약) 제형까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체중마저 약물로 관리하는 시대입니다. 인류는 약물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요. AI 도입의 현실: 전 세계 8억 명이 AI를 매주 사용하지만, 기업의 35%는 여전히 AI 에이전트 전략이 없고 93%의 투자는 사람이 아닌 기술에만 집중돼 있다. AI 전환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딜로이트)   미래형 기업은 바로 AI 네이티브 컴퍼니   딜로이트는 2026년 테크놀로지 트렌드를 전망하면서 시선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AI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접고, “AI로 어떤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옮겨가라는 메시지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속도입니다.   5천만 사용자 확보에 단 2개월   5,000만 명에게 보급되기까지 유선 전화기는 50년이 걸렸고, 인터넷은 7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생성형 AI는 불과 2개월이었습니다. 현재는 매주 8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빠른 발전은 산업의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플라이휠(flywheel)’처럼 작동합니다. 딜로이트는 다섯 가지 주요 AI 트렌드를 제시합니다.   (1) AI의 물리적 확장 AI는 더 이상 컴퓨터 화면 속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아마존은 100만 번째 로봇을 배치했고, BMW의 공장에서는 로봇이 스스로 생산 라인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AI는 이제 디지털이 아닌, 현실 공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적 존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 에이전트 시대의 준비 ‘AI 에이전트’ 도입 전략이 아예 없는 기업이 35%에 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 그 자체라기보다는, 낡은 프로세스를 그대로 둔 채 자동화만 시도하는 조직의 낡은 사고방식입니다. 성공하는 조직은 단순 자동화에 머물지 않고 업무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합니다.   (3) AI 인프라 재설계 AI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막대한 비용은 여전합니다. 앞으로는 클라우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 온프레미스 + 엣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전환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4) AI 네이티브 조직으로의 전환 AI는 조직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조직 운영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은 단 1%뿐이었습니다. 앞으로 성공하는 조직은 인간과 AI가 함께 일하는 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AI와 함께하는 진화는 조직의 기본 능력이 될 것입니다.   (5)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 AI는 방패이자 동시에 창입니다. AI가 해킹의 공격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반대로 AI를 활용해 위협을 방어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 모델,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전반을 보호하면서도 AI 기반 방어 체계를 주도적으로 도입하는 것입니다.   조직 자체를 바꾸려는 AI   AI가 기존 기술과 다른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가 주로 소비자 행동과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다면, AI는 조직 자체의 형태를 바꾸고 있습니다. 기술을 얼마나 잘 쓰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변화하고 얼마나 과감히 재설계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AI 네이티브 컴퍼니에 대해서는 몇 개월 전 미라클레터가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AI 이익도 양극화: 2025년 11월 기준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인 M7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은 20.3%까지 급등한데 반해, S&P 493개의 종목은 11.3%로 하락하며 시장 전체 이익 기여도의 대부분이 M7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JP모건)   증시를 지배할 키워드 AI, CapEx, 신흥국   주식 시장을 끌어올릴 가장 강력한 힘은 여전히 AI일 전망입니다. JP모건은 2026년 투자전망 보고서 제목을 아예 ‘AI는 뜨고 경제는 흔들리고(AI Lift and Economic Drift)’라고 붙였습니다. AI가 증시를 들어 올리려 하지만, 실물 경제의 체력은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AI는 하나의 거대 경제권   AI는 이제 단순한 붐이 아닙니다. 하나의 거대 경제권입니다. 2026년에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미국의 빅4에 더해 오라클, 애플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까지 합쳐, AI 데이터센터에 약 5,88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한화로 약 864조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연간 추세입니다.   2023년: 1,670억 달러 2025년: 4,490억 달러 2026년: 5,880억 달러(추산)   AI CapEx의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 자체로 보면 GDP 27위인 이스라엘(6,107억 달러)보다는 적고, 28위 싱가포르(5,647억 달러)보다는 많은 수준입니다. 이는 AI가 ‘유행’이 아니라 거대한 메가트렌드라는 근거입니다.   JP모건은 기업들이 천문학적 자금을 직접 쏟아붓는다는 점에서 과거 닷컴버블과는 다르다고 선을 긋습니다.   “닷컴버블과는 다르다”   1999~2000년 닷컴버블 당시에는 신생 인터넷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했는데요. 지금은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이 AI 투자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매그니피센트 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7개의 미국 빅테크 기업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매그니피센트7: 빅테크 투자지도』를 참조해 주세요.)   AI는 미국 기업의 44%가 도입했고, 그중 9%는 이미 생산 시스템에도 접목했습니다. JP모건은 시선을 ‘버블 논란’에 고정하지 말고, “누가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느냐”로 옮기라고 조언합니다. 피지컬AI의 6대 산업: 태스크 특화 로봇,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사족보행 로봇, 드론, 자율이동로봇 등 물리적 AI 기술의 대표적 테마 (딜로이트)   "리스크는 곧 기회다"   특히 리스크가 곧 기회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AI 산업군은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라우드, 전력 등 다양한데요. 이 가운데 현재 AI 확장을 막고 있는 가장 큰 병목은 ‘전력’입니다. 다른 말로, 앞으로 전력이나 관련 인프라 분야에 대한 자본 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JP모건은 AI 관련 섹터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눕니다. (기업명은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였습니다.)   (1) 혁신자(Innovators): AI 기술과 인프라의 중심에서 핵심 기술을 만드는 기업 AI 반도체·하드웨어: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메모리 반도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클라우드·AI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AI 모델: 알파벳, 메타 등   (2) 기반 제공자(Enablers): AI 확산을 지원하는 인프라·장비·에너지 중심 기업 전력 인프라 및 유틸리티: 슈나이더 일렉트릭, 이튼, 듀크 에너지, 넥스트에라 에너지 산업 자동화 및 냉각 솔루션: 에머슨, 로크웰, 키엔스 데이터센터 구축: 에퀴닉스, 디지털 리얼티   (3) 채택자(Adopters):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기업 리스크 분석·트레이딩 자동화: 골드만삭스, JP모건 헬스케어 및 의료기기: 로슈, 존슨앤존슨, 필립스, GE 헬스케어 제조 및 물류 산업: 보잉, 지멘스, 페덱스, UPS   여전히 강력한 매그니피센트7   JP모건은 2026년 S&P500 기업 이익 증가율을 13%로 전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이익 증가분의 64%를 매그니피센트 7이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만큼 M7 주도로 내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또 골드만삭스는 한국·대만·일본 3개국의 AI 종목에도 주목하라고 조언합니다. “AI 테마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시아 신흥국은 기술주 비중이 27%에 달하며, 특히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클라우드·로봇 등 핵심 공급망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동건 주주친화 정책: 일본은 배당 지급 기업 비중이 90%대에 근접하고, 한국은 2020년 이후 배당성향이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중국도 배당 지급 기업 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주주환원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피델리티)   알파 시대에 뜨는 국가 한국·일본·대만의 부상   피델리티는 2026년을 ‘알파의 시대(The Age of Alpha)’라고 명명했습니다. S&P500이나 나스닥과 같은 시장 지표를 추종하는 수동적 투자 전략(베타, Beta)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아시아 기업에 선택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라는 메시지입니다.   AI투자처로 부상한 한국과 대만   피델리티는 이렇게 말합니다. “중국의 AI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 한국과 대만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은 글로벌 AI 수요가 단순한 유행이 아님을 증명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중심에 서 있다.”   피델리티는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핵심 시장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국에 대해선 ‘밸류업(Value Up) 프로그램’을 계기로 주주환원 강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정책 변화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밸류업에 나선 한국과 일본   일본에 대해서는 도쿄증권거래소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 유도, 타카이치 내각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 그리고 임금 상승이 선순환을 이루고 있어 기업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시아 통화 표시 채권도 추천합니다. 과거 선진국 투자자 입장에서 아시아 현지통화 채권은 분산 투자 수단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피델리티는 “아시아 현지통화 채권이 구조적으로 매력적인 자산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국채는 낮은 인플레이션, 완화적인 통화정책, 낮은 글로벌 상관관계 덕분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투자처라고 분석했습니다.   채권시장의 핵심이 된 싱가포르   국채 가운데서는 싱가포르를 추천했습니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프라이빗 웰스 허브’로 떠오르면서, 싱가포르 내 고액자산가의 자국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글로벌 통화 가운데 싱가포르달러(SGD)는 아시아 국가 통화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으로 평가받습니다. 외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습니다. 하이일드 채권이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으로, 신용평가사 기준 ‘BBB-’ 등급 이하 채권을 말합니다. 피델리티는 아시아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과 리스크 디레버리징을 지속해 왔고, 부도율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굴곡은 있겠지만, 미래는 밝다   피델리티는 내년이 아시아 채권시장이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하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물론 리스크 요인도 잊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미국의 관세 정책, AI 붐을 둘러싼 버블 논란, 청년 실업률 문제, 여전히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내수 시장 등이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금리 변화는 아시아 자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래도 피델리티는 “단기적으로 잡음은 있겠지만, 아시아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정리합니다. 트렌드는 지속 기간과 확산 범위에 따라 구분된다. 크게 단기적으로 소수에 머무는 페드, 마이크로 트렌드와 장기적으로 전 세대로 확산되는 메이저·메가·메타 트렌드로 구분된다.   트렌드에도 단계가 있다 패드에서부터 메타까지   뉴스는 단순히 사건을 알려주는 매체가 아니라, 변화의 징후를 포착하고 그것이 어디로 흐를지를 가늠하게 해 주는 주요 자료입니다. 트렌드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시간 단위와 유행의 규모를 함께 읽어 미래의 영향력을 전망하는 일인데요. 미래학자들이 규정한 트렌드의 구조를 단계별로 살펴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섯 가지 단계의 트렌드   1단계 패드(Fad, 일시적 유행): 말 그대로 금방 뜨고, 금방 지는 유행입니다. 수명이 1년 미만이고, 특정 커뮤니티나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수만 참여합니다. 갑자기 SNS를 휩쓰는 챌린지, 밈, 특정 패션 아이템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2단계 마이크로 트렌드: 1년 이상 지속되고, 특정 세대나 집단을 중심으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는 유행입니다. 대표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려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디지털 미니멀리즘’ 등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3단계 메이저 트렌드: 3~5년 이상 지속되며 다수의 사람들과 산업에 영향을 미칩니다. 미디어와 시장에서도 광범위하게 다뤄집니다. 예를 들어 비건 식문화, 재택근무의 일상화, 퍼스널 브랜딩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4단계 메가트렌드: 10년 이상 지속되며, 세계 전체와 여러 세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구조적 흐름입니다. 인구 구조, 기술 패러다임, 기후 변화, 도시화와 같은 현상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 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기에, 미래 전략의 전제가 됩니다.   5단계 메타트렌드: 트렌드 위에 있는 거대 프레임입니다. 여러 메가트렌드를 관통하고, 시대의 방향성, 사고방식, 가치관을 재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탈중앙화, 초개인화, 지속가능성과 같은 빅 키워드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1982년 ‘메가트렌드’의 비화   트렌드는 얼마나 맞을까요? 앨빈 토플러와 함께 미래학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세계적인 석학 존 나이스비트는 1982년 『메가트렌드』라는 책을 냈습니다. 1960~1980년대 미국 사회의 신문 기사와 정책 보고서 200만 건을 분석해 사회 변화의 10가지 대전환을 제시한 책입니다. 그는 『메가트렌드』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미래는 컴퓨터와 통신의 발전에 힘입어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이동한다. 국내시장보다 글로벌 무역과 국제 네트워크가 더 중요해진다. 피라미드식 기업 구조는 수평적·네트워크형 조직으로 변화할 것이며, 선거 중심의 정치가 시민참여·여론·NGO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또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경제는 여성의 참여가 늘면서 남성 중심에서 여성 중심으로 변화하고, 부와 소비보다 삶의 질·의미·인간관계가 중요해질 것이다. 일보다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로 이동할 것이다.”   오늘 시점에서 보면, 나이스비트가 제시한 10가지 변화 가운데 7개 정도는 오늘날 현실과 상당 부분 겹쳐 보입니다. 40년 전의 예측이 지금과 이 정도로 맞닿아 있다는 사실은 한 가지를 분명히 말해 줍니다. 트렌드를 읽는 일은 단순한 유행 따라잡기가 아니라, 미래를 해석하는 능력이라는 점입니다.   오늘 뉴스에 내일의 씨앗이 있다   오늘의 기사 속에는 내일을 바꾸는 씨앗이 숨어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신문은 사회의 변화가 처음 등장하는 신호가 기록되는 데이터베이스이자, 작은 현상이 어떻게 메이저 트렌드와 메가트렌드로 이어지는지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시작점입니다. 신문에 나오는 소식들이 온라인 뉴스에 비해 심심하게 느껴질 수는 있는데요.   그 속에 담긴 큰 뉴스들은 결국 개개인의 삶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트렌드를 공부하기에도 좋은 재료입니다. 매일 주요 기사들을 꾸준히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변화의 징후를 포착하는 눈을 기를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종이신문 구독은 아래 링크를 통해 곧바로 하실 수 있습니다.

2025.12.15  0  3 

오픈AI는 왜 ‘코드 레드’를 발동했나

오늘의 3줄 요약 1. 오픈AI가 구글제미나이3의 약진으로 서비스 확장 멈추고 '코드 레드'에 돌입했다. 2.오픈AI의 막대한 자금 소진과 수익성 압박이 리스크로 부상했다. 3.앤스로픽은 비투비 중심의 안정적인 경영으로 홀로 웃고 있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동화는 끝났다   오픈AI의 챗GPT가 세상에 처음 등장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샘 올트먼은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꿈을 몸소 보여주는 인물이었습니다.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들의 허를 찔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소비자 제품’을 탄생시켰고 수억 명의 사람을 매료했습니다.   한때는 “질병을 없애고, 인류의 번영을 이끌 기술”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동화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올트먼은 최근 오픈AI 내부에 ‘코드 레드’를 발동했습니다. 기업의 모든 자원을 챗GPT에 집중하라는 일종의 비상경보입니다.   코드 레드 발동의 이유는 경쟁자들이 상상보다 훨씬 빠르게 추격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챗GPT 출시 직후 사내에 코드 레드를 선포하고, 곧바로 자사 모델인 ‘제미나이’를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불과 한 달 전, ‘제미나이 3’가 공개되자 시장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3년 동안 매일 챗GPT를 써왔지만, 이제 제미나이로 갈아탈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였으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중국의 ‘딥시크’ 등도 기술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딥시크는 최근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 수준의 성과를 낸 오픈소스 AI를 출시하며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더버지가 이번 코드 레드를 두고 “오픈AI가 더 이상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가 아님을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한 것처럼 이제 더 이상 챗GPT가 독보적이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공감대가 된 느낌이랄까요.   그동안 오픈AI는 “상상력에 투자한다”는 기치 아래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기술의 진보 속도는 ‘상품화’를 가속하고 있고, AI는 점점 더 저렴하고 평준화된 기술이 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누가 더 똑똑한 모델을 만들었는가”가 아닌, “누가 이것을 유료화할 수 있는가”, “누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가”가 본질이 된 상황이예요.   HSBC와 도이치뱅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픈AI의 자금 구조를 경고했습니다. 챗GPT 사용자가 3배 이상 증가하고 유료 전환율도 10%까지 올라가더라도, 앞으로 4년간 2000억 달러(약 260조 원)가 더 필요하다는 예측입니다.   특히 오픈AI가 계획한 데이터 센터 구축 예산만 1조 4000억 달러에 달하는데, 현재 연 매출은 2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수치는 다른 거대 기술 기업들과 비교해도 전례가 없는 규모입니다. 구글이 이를 갈고 만든 제미나이3. 출시 뒤 호평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세일즈포스 CEO인 마크 베니오프는 "챗GPT에서 제미나이3로 갈아탔다"라고까지 했어요.    구글의 제미나이3 중국의 오픈소스   "완벽한 역할 반전." 더 인포메이션은 오픈AI의 '코드 레드' 발령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제는 오픈AI가 경쟁사인 구글의 약진에 긴장하며 내부 정비와 전략 수정에 나선 모습인데요.   올트먼은 코드 레드 발령과 함께 챗GPT 내 광고 도입, 쇼핑 에이전트, 건강 관리 도구, 그리고 개인 비서 기능인 '펄스'의 개발을 전면 보류하거나 연기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조금 강하게 표현하자면 "지금 한가하게 이런 거 할 때가 아니다!"라고 해야 할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오픈AI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만든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제미나이 3'가 꼽힙니다. 제미나이 3가 등장하고 2~3일이 지난 뒤 많은 기술 전문 매체들은 제미나이 3를 단순한 버전 업데이트가 아니라, AI 아키텍처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도약이라고 평가했는데요.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엘엠아레나(LMArena)' 리더보드에서 제미나이 3는 출시 직후 1위를 차지하며 GPT-5.1을 밀어냈습니다. 특히 제미나이 3는 논리적 추론과 코딩 영역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벌립니다.   또한 제미나이 3의 차별화된 요소로 '딥 싱크' 모드가 꼽혀요. 이는 논리적인 사고를 AI에 구현한 것으로, 모델이 답변을 내놓기 전에 내부적으로 여러 단계의 사고 과정을 거치고 스스로 오류를 검증하며 최적의 경로를 계획하는 기능입니다.   기존의 챗GPT가 '다음에 올 단어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방식에 탁월했다면, 제미나이 3의 딥 싱크는 복잡한 코딩이나 물리학 문제 해결에서 마치 연구자처럼 '생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기능은 지연 시간을 다소 증가시키지만, 정답률과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특히 엔터프라이즈 및 학술 연구 분야에서 오픈AI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오픈소스로 실리콘밸리를 장악   올해 초 '딥시크 쇼크'를 일으켰던 중국. 이들은 오픈소스로 실리콘밸리에서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과 스타트업들이 하나둘씩 중국산 오픈소스 AI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값비싼 미국산 폐쇄형 모델을 쓰는 대신, 빠르고 저렴한 중국 모델로 갈아타는 흐름이 분명히 목격되고 있습니다.   오픈AI의 전 최고기술경영자(CTO) 미라 무라티가 세운 스타트업 ‘싱킹 머신스 랩'은 최근 발표한 연구가 중국 '큐웬 3'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됐다고 밝혔습니다. 코딩 AI 스타트업 '커서'는 자사 AI가 문제를 풀다 중국어로 대답하는 현상이 포착돼 중국 딥시크 모델을 기반으로 했다는 의혹에 휘말렸고요. 또 다른 스타트업 '코그니션 AI'도 중국 지푸의 모델을 활용한 정황이 공개됐습니다.   데이터는 흐름을 더 명확히 보여줍니다. AI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서 큐웬 모델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3억 8530만 건으로, 메타의 '라마' 모델(3억 462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최근 업로드되는 새로운 언어 모델 중 40% 이상이 큐웬 기반 파생 모델이며, 라마 기반 모델은 15%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력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은 여전히 고성능 반도체와 클라우드 자원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개방성과 비용 효율성, 그리고 빠른 출시 주기를 무기로 개발자 생태계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올해 평균 20일 주기로 새 모델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는 앤스로픽의 47일 주기보다 두 배 이상 빠릅니다. 오픈AI의 경쟁사로 평가받는 앤스로픽. 앤스로픽은 B2B에 집중하면서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IPO 계획까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어요. 오픈AI보다 먼저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가만히 웃는 앤스로픽   오픈AI와 비교하면 어떻다고 해야 할까요. 차분하게 사업을 한다는 느낌을 가진 앤스로픽. 오픈AI가 챗GPT 운영에 있어 법의 테두리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하다면, 앤스로픽은 '정도(正道)'를 걸으려는 인상을 풍깁니다. 오픈AI의 '코드 레드' 발령을 두고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한마디를 남깁니다.   "우린 코드 레드 같은 거 안 해요. 그럴 필요가 없거든요. 우리는 오픈AI와 다른 길을 가고 있어요. 경쟁사가 새 모델을 내놨다고 해서 일희일비하거나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오락가락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아한 '한 방'의 느낌이 듭니다. 앤스로픽이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업 모델의 중심이 '비투비(B2B·기업 간 거래)'에 있기 때문이에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사업 모델 차이를 빠르게 정리해 볼게요.   두 회사 모두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선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년간의 전략과 비용 구조는 극명하게 다릅니다. 오픈AI는 2028년까지 무려 2350억 달러를 연구개발과 운영에 쓸 계획입니다. 반면 앤트로픽은 700억 달러 선이에요. 차이는 어디서 생길까요?   오픈AI는 텍스트를 넘어 영상, 이미지 생성, 로봇 기술까지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반면 앤트로픽은 문서 작성, 코딩 등 텍스트 기반의 핵심 영역에 집중하고 있지요. 전략적으로 ‘하지 않을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특히 오픈AI는 2028년 한 해에만 백업 서버에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수요 폭증에 대비해 서버 여력을 넉넉히 확보해 두겠다는 전략인데, 이는 일종의 '미래 베팅'입니다. 갑작스러운 기술 성공이나 서비스 폭발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입니다. 반면 앤트로픽은 기업용 API 중심의 매출 구조와 낮은 무료 사용자 비중 덕분에 서버 운영비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앤스로픽의 ‘효율성'은 하드웨어 전략에서도 드러납니다. 엔비디아를 주로 사용하는 오픈AI와 달리, 앤트로픽은 구글, 아마존의 AI 칩을 병행해 역할을 분산하고, 작업 특성에 따라 최적화된 칩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비용뿐 아니라 성능 효율성까지 고려한 구조입니다.   연구개발(R&D) 비용에서도 격차가 큽니다. 2027년 기준 오픈AI는 매출의 55%를 서버 비용으로 지출할 전망이지만, 앤트로픽은 33%에 그칩니다. 2028년에도 이 차이는 이어져 오픈AI는 40%, 앤트로픽은 22%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앤트로픽은 2028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고, 오픈AI는 2030년까지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업 수요 빠르게 증가   수치로 본 2025년 실적 전망도 대비됩니다. 오픈AI는 130억 달러 매출에 90억 달러 현금 소진, 앤트로픽은 42억 달러 매출에 30억 달러 소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매출 대비 약 70%의 소진율을 보이지만 앤트로픽은 이후 매년 이를 줄여 2027년엔 9%까지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제품 전략도 다릅니다. 오픈AI는 영상 생성 앱 ‘소라(Sora)', 웹브라우저 ‘아틀라스(Atlas)', 챗GPT 전자상거래, 광고, 로봇 등 외연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면 앤트로픽은 기업 계약 확대와 모델 성능 고도화에 집중하며, 속도보다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앤트로픽은 흑자 전환을 앞당기고 재무적 자립성을 높이는 데 집중합니다. 대중 시장 확산 속도는 느릴 수 있으나, 기업 중심의 수익 구조는 위기 상황에서도 견고함을 유지할 수 있어요.   따라서 오픈AI가 뭘 하든, 구글이 뭘 하든, 앤트로픽은 "우린 우리 길을 가면 된다"라는 배짱이 생기는 거죠. 실적도 이러한 자신감을 뒷받침합니다. 앤트로픽의 기업 고객 수는 2년 전 1,000개 미만에서 최근 30만 개 이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어요.   매출 성장세는 더 무섭습니다. 2024년 초만 해도 연간 환산 매출이 8,700만 달러(약 1200억 원) 수준이었는데, 2025년에는 무려 70억 달러(약 9조 8000억 원)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보스턴컨설팅그룹, 줌, 아마존 같은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앤트로픽의 우군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자들을 위한 '클로드 코드' 제품은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 제목을 누르면 상세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스페이스X, 기업가치 8000억달러 찍고 IPO 시동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투자자들에게 2026년 하반기 IPO 추진 계획을 알렸습니다. 직원·투자자 지분 거래에서 기업가치가 8000억달러까지 뛰며 올여름 대비 두 배 수준이 되자 상장 논의가 본격화됐어요. 과거 분리 상장 대상으로 거론됐던 스타링크를 포함해 회사 전체 상장을 검토 중이며, 로켓 사업 실적 개선이 방향을 바꾼 요인으로 전해집니다.    애플, 최대 임원 이탈... 칩 총괄도 거취 저울질 애플에서 인공지능·디자인·법무 등 주요 임원이 잇따라 떠나는 가운데, 칩 개발을 이끌어온 조니 스루지까지 최근 팀 쿡에게 퇴사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고 합니다. COO·CFO급 변화까지 겹치며 세대교체가 빨라지는 듯한데, 차기 리더로는 존 터너스가 부상 중입니다. 애플의 이 흔들림, 일시적일까요 아니면 방향 전환의 신호일까요? NYT, 퍼플렉시티에 소송... "페이월 기사까지 훔쳐가" 뉴욕타임스가 퍼플렉시티를 두 번째로 저작권 침해로 제소했습니다. RAG 기술을 활용해 유료 기사까지 무단 크롤링해 사실상 그대로 제공한다는 주장입니다. 퍼플렉시티는 퍼블리셔 프로그램 등 보상안을 내놨지만 NYT·시카고트리뷴 등은 “정식 라이선스 없는 미봉책”이라며 반발 중. 협상 실패 끝에 소송으로 번진 이번 사건이, AI 학습의 공정 이용 기준에 어떤 선례를 남길지 궁금합니다.  

2025.12.08  0  37 

[무료교육]창업지원센터가 추천하는 무료창업교육안내

[창업지원센터 다양한 창업 무료교육 안내]   예비창업자의 성공적인 창업을 위한 다양한 무료교육을 소개합니다. 교육 주제, 일정, 주관기관이 각각 다른 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심 있는 분은 시간이 되시면 모든 교육에 참여해 보세요. 창업 성공을 위한 실질적인 지식과 창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라 확신합니다.   1.교육내용: 생성형 AI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1순위 창업아이템, 1인 글로벌 셀러 “나는 집에서 AI로 혼자 창업한다!” 무료 공개 세미나 개최 아마존,네이버 스마트스토어,바이마,머스트잇,해외직구 등 실질적인 창업노하우 공개, 무점포·무재고·AI 자동화로 글로벌 셀러가 되는 법,   [자세히 보기]   2. 강의내용: “나도 사장이다” 글로벌셀러 해외구매대행 창업무료교육 [서울/부산] 명품직구, 전세계 전자상거래 1위 글로벌셀러 쇼핑몰 창업 실전/실습 정보공개! 특징: 하루 2시간 투자로 직장 월수익을 넘는 온라인 쇼핑몰 실전 노하우 공개       [자세히 보기] 

2025.12.05  0  41 

구글은 어떻게 제2의 전성기를 향하고 있나

오늘의  줄 요약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공에 구글이 한 때 위기에 몰렸습니다. 구글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섯가지 승부수를 던집니다. 결국 뛰어난 제품이 구글이 위기에서 탈출한 비결이었습니다.  이제 GPU가 아니라 ASIC에 주목해야할 때입니다. AI 골리앗 구글을 무너뜨리기 위해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힘을 합쳤습니다. <챗GPT로 생성>   오픈AI와 마소 연합국 골리앗 구글을 쓰러뜨리다   챗GPT가 등장하기 전 구글은 인공지능의 알파요 오메가 같은 회사였어요. 딥러닝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 일리아 수츠케버 전 오픈AI 최고수석과학자,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창업자 같은 AI의 초기 개척자들을 모두 영입했어요. 엔비디아가 만드는 GPU가 AI 시대의 핵심 하드웨어라는 것도 알고 있었죠. 그것이 구글이 초기부터 AI 반도체인 TPU를 직접 만들기 시작한 이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바둑 대결에서 주로 엔비디아 GPU가 쓰였지만 일부에서는 TPU를 사용했다고 하죠.  최고의 인재, 가장 많은 데이터, 직접 개발한 하드웨어까지.. 구글의 AI는 뛰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픈AI는 이런 ‘AI공룡’ 구글에 대항하기 위한 민간 연구소로 출범했습니다. 구글의 폐쇄적인 AI에 대항하는 열린 AI를 만들겠다는 것이었고, 그 연구소를 만든 건 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구글은 관성에 빠지고 타성에 젖은 조직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구글은 탄생할 때부터 ‘검색’에서 월등히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통해 인터넷의 수문장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검색광고’라는 비즈니스모델이 붙으면서 구글은 말 그대로 땅집고 헤엄치는 회사가 됩니다. 돈도, 데이터도, 인재도 넘치는 구글은 정말 쉽게 사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땅집고 헤엄치다가 익사할 뻔   하지만 이것이 독이 됩니다. 특히 AI쪽에서 혁신의 속도가 느려지는데요. 지금 LLM의 기초가 되는 논문인 ‘All You need is Attention’ 논문이 구글 내부에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반으로하는 스케일링의 법칙을 보여준 것은 스타트업 오픈AI의 ‘챗GPT’였습니다. 구글의 기술개발과 상용화가 더딘 사이에 스타트업에게 기술 경쟁력을 추월당한 것이죠. 특히, 오픈AI가 구글의 숙적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았다는 것은 구글에게 뼈아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GPT로 구글의 검색, 오피스, 클라우드 사업을 공격해온다면 구글은 '실존적인 위기'를 경험할 수도 있었습니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공에 놀란 구글의 초기 대응은 헛발질의 연속이었습니다. 2022년 11월 챗GPT가 공개된 이후 대항마로 2023년 2월 공개된 ‘바드’는 형편없는 성능으로 비웃음을 샀고, 주가가 7%나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잘 하는 AI에서 스타트업인 오픈AI와 라이벌 마이크로소프트에게 굴욕을 당하고, 핵심 사업 모델인 검색시장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 구글. 이때가 구글에게는 가장 최악의 시기였을 겁니다.  POV : 나의 인사권자와 함께 인터뷰 무대에 섰을 때 나의 표정 <구글 I/O 2025>   구글의 다섯가지 변화   절체절명의 위기. 구글은 몇가지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집니다.   첫번째, 두 개로 나눠져있던 AI 연구조직을 하나로 합칩니다. 구글은 미국과 영국 런던 양쪽에 AI 연구조직이 별도로 있었는데요. 구글 브레인과 영국에 있는 딥마인드 두 곳이었어요. 구글 브레인의 수장은 전설적인 프로그래머인 제프 딘. 딥마인드의 수장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노벨상 수상자 데미스 하사비스였습니다.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한 2014년 이후로 계속 유지됐던 두 개의 연구조직이 2023년 4월 하나로 합쳐집니다. 10년 가까이 별개의 조직으로 있었고, 물리적인 위치도 달랐던 두 조직을 합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내부의 소모적인 경쟁을 줄이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필요했습니다.    두번째, 구글은 단순히 조직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전사 차원의 인력감축을 합니다. 2023년 1월 1만2000명의 직원을 내보내는데요. 이 정도 규모의 구조조정은 구글 역사상 최초였습니다. 사실 챗GPT가 인력을 줄인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코비드19 기간 지나치게 늘렸던 인력을 줄이려는 목적이 컸습니다. 하지만 챗GPT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으로 위기감이 이미 팽배해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인력 구조조정은 생각보다 쉽게 진행됩니다. 이 인력 구조조정 이후 구글의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지금은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번째,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회사에 복귀합니다. 구글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라는 두 연구자들에 의해서 설립된 회사지만, 초기부터 일찍 전문경영인 체제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지주회사 알파벳이 설립되는 과정에 있었던 2011년부터 2019년까지는 두 사람이 CEO와 핵심임원으로 비교적 깊게 경영에 개입합니다. 그런데 2019년 이후 경영에서 물러났던 두 사람 중 세르게이 브린이 2023년 초 회사로 출근을 하면서 같이 제미나이 개발에 참여합니다. 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 이사회의 멤버로 회사 지분 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CEO나 핵심 인재에 대한 임명권이 있을뿐만 아니라 회사의 핵심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죠. 이런 사람이 회사에 복귀해서 일한다는 것만으로 구글의 직원들은 큰 압박을 받습니다. 실제로 그는 2024년과 2025년 구글의 연례행사인 I/O에 직접 참석하고,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애플 아이폰에도 개인 AI 비서로 제미나이가 탑재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AtoZ 대기업의 장점을 살리다    네번째, 구글은 ‘제미나이’라는 단일 AI 브랜드를 구축합니다. 제미나이는 구글의 LLM의 이름이기도 하면서, 개인용 챗봇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제미나이는 기업용 제품에서도 사용됩니다. 챗GPT의 경우 모델의 이름이 GPT이고, 개인용 챗봇의 이름이 챗GPT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이 개인용 챗봇의 이름이고 LLM은 특정한 이름이 없습니다. 이처럼 단일한 AI 브랜드를 구축한 것은 초기에는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지금은 구글의 AI 스택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다섯번째, 구글은 오픈AI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AI 풀 스택’이라는 기존의 전략을 그대로 밀어 부쳤습니다. 구글은 제미나이라는 LLM을 직접 학습시켜서 개발할 뿐만 아니라,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자체 반도체(구글 TPU),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클라우드서비스(구글클라우드), B2C 소비자들이 접하는 어플리케이션(제미나이), 이 어플리케이션이 탑재되는 브라우저(크롬), 이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픽셀 및 갤럭시)까지 제미나이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합니다. 이는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드는 일입니다. 구글은 적절한 파트너십을 통해서 이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TPU 반도체 개발에는 브로드컴과 미디어텍이라는 파트너를 두고 있고,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을 파트너로 두고 있습니다. 오늘 미라클레터를 노트북LM에 넣고 인포그래픽을 만들어달라고 했습니다. <노트북LM으로 생성>   제품의 성능이 뛰어나면 모든 문제는 일거에 해소된다   위기의 구글은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효율화하면서, 창업자의 복귀로 기업문화를 쇄신합니다. 그리고 일관된 전략을 세워서 이를 밀어부치게됩니다. 최근의 구글 주가가 오르고 관심을 받게된 것은 이런 전략으로 만들어진 플라이휠(선순환구조)이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AI 스택의 끝에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제미나이’의 성능이었습니다. 챗GPT와 경쟁관계에 있는 제미나이가 뛰어난 성능을 보이자, 제미나이 소비자 앱의 사용자들이 늘어났고, 제미나이를 학습시킨 TPU에 대한 평가가 좋아졌습니다. 메타나 클로드 같은 중요한 고객이 구글 TPU를 사용하기로 했죠.    어째서 제미나이의 성능이 챗GPT보다 좋을까요? 사실 텍스트 기반에서는 이미 LLM의 능력이 더 차별화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능 만점자와 1개 틀린 사람 정도의 차이라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제미나이가 엄청난 강점을 보이는 이미지와 동영상 생성은 오픈AI와 구글의 실력차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이것은 결국 많은 이미지와 동영상 데이터(유튜브)를 갖고있는 구글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분야입니다.    제미나이 사용자가 늘어나면 개인용 AI 비서를 만든다는 구글의 계획은 한층 더 정교해질 수 있습니다. 구글은 이미 지메일, 구글 캘린더, 구글 맵, 안드로이드 OS 등을 통해 많은 개인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데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제미나이는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제미나이를 탑재해서 톡톡하게 효과를 보고 있는데요. 뚜렷한 성능 차이로 인해 결국 애플도 ‘제미나이’를 아이폰의 개인용 AI 비서에 쓸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가치를 넘은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입니다. <시킹알파>   플라이휠이 돌아가면 결국 구글이 이긴다   지금의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합리화가 되려면 결국은 B2C 시장에서 AI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출이 늘어나야합니다. B2B 수요만으로는 지금의 막대한 투자를 합리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인터넷과 이동통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소비자들의 인터넷 요금이나, 통신사에 지불하는 값비싼 요금제, 그리고 개별 앱들에 대한 지출로 합리화된 것처럼 말이죠.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는 결국 AI와 관련된 하드웨어의 판매가 늘어나거나, AI를 쓰기 위해 소비자들의 월 구독료 지출이 늘어나거나, AI를 기반으로하는 개인 맞춤형 광고가 붙어야하죠. 이런 B2C AI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은 구글입니다. 구글은 제미나이 앱과 노트북LM과 같은 킬러 서비스, 개인용 저장공간(2테라 바이트)을 묶어서 판매하는 ‘구글 AI 프로’를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이는 챗GPT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따라올 수 없는 막강한 ‘끼워팔기’ 요금제입니다. 구글은 삼성전자 갤럭시S 구매자나 대학생들에게 'AI 프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무료 사용기간이 끝나면 이들을 유료 사용자로 전환시키기 위한 전략이죠.    구글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내년에 스마트 안경을 내년에 내놓을 예정인데요. 스마트 안경은 온디바이스 혹은 클라우드에서 B2C AI의 사용량(토큰)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디바이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삼성전자가 최우선 디바이스 파트너로 시작하겠지만, 다음에는 구글 스마트폰인 픽셀용 AI 안경도 나오고 점차 다른 제조사와도 AI 안경에서 협력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했던 전략이 AI 안경에서도 반복되는 것이죠. 궁극적으로는 모든 안드로이드 OS와 iOS에 제미나이를 기본 AI 비서로 최대한 많이 탑재시키는 것이 구글이 가진 야망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오픈AI는 구글을 각성시키기 위한 다크나이트였던 것일까요?? <구글 제미나이로 생성>   오픈AI와 마소의 2인3각 결국 서로의 발목을 잡다   한때 환상의 파트너십으로 불렸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연합. 왜 구글에게 추격을 허용했을까요? 2018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에게 시가총액에서 역전당한 것은 최근이 처음인데요.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자체 AI모델과 반도체 및 B2C 사업이 약하다는 점, 오픈AI는 자체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학습용 데이터가 부족했다는 점이 구글의 추격을 허용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 협력하면서도 자체 AI모델을 개발하고, 자체 AI 반도체와 B2C 앱인 ‘코파일럿’을 계속 준비해왔지만, 구글 처럼 각 기술에 큰 힘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전세계적으로 투자자를 유치하고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물리적 한계로 인해 인프라 구축이 빨리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미 막대한 인프라와 자체 반도체를 가진 구글이 속도를 내자 오픈AI가 따라잡힌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의존해야하는데 두 회사가 장기적으로는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만약 두 회사가 구글처럼 하나의 회사같이 완벽한 협력이 이뤄졌다면 어땠을까요.  1년전 리인벤트 2024에서 AWS는 새로운 AI 가속기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AWS>   GPU의 시대에서 ASIC의 시대로   구글 TPU는 엔비디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가장 우수한 성능의 AI 모델인 제미나이 3.0이 엔비디아 GPU가 아닌 TPU로만 학습시켜서 이뤄졌다는 점은 올해 1월 ‘딥시크 쇼크’ 이상으로 AI 버블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딥시크는 그 이후 오히려 ‘추론용 AI 반도체’ 수요를 폭발시켰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혼란에 불과했지만, 구글의 TPU는 빅테크들의 맞춤형 AI 반도체인 ASIC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에게 훨씬 더 위협적입니다.    미국 서부 시간으로 12월2일 오전8시 AWS의 최대 연례 행사인 ‘리인벤트 2025’가 열립니다. 여기서 AWS의 자체 AI 반도체인 ‘트레이니움3’의 자세한 스펙과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글의 TPU에 해당하는 AWS의 제품이라고 보면되는데요. 구글 TPU가 최근 엄청난 관심을 받으면서 올해 리인벤트에서도 AWS의 반도체인 트레이니움3가 제일 큰 관심을 받게될 것 같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위협적이냐에 따라 엔비디아가 한번 더 타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인텔의 서버용 CPU 사업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AMD가 아니라 AWS가 만든 자체 서버용 CPU 그라비톤 때문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기업인 AWS가 인텔 제품을 쓰지 않고, Arm 설계 기반의 저전력 CPU를 사용하면서 인텔의 가장 수익성 좋은 사업이 타격을 받은 것이죠. AWS의 경우 자체 서버의 50%에 이미 그라비톤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구글과 AWS의 행보에 엔비디아가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고, 엔비디아가 인텔에 투자를 해서 함께 CPU를 개발하기로 한 것도 이런 배경으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서버 CPU 시장에서도 x86 진영과 Arm 진영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rm CPU + ASIC 으로 나선다면, 엔비디아는 x86 CPU + GPU로 대응에 나설수도 있는 것이죠.  ※ 제목을 누르면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애플, 인텔 파운드리에서 M칩 생산한다  애플의 랩탑 제품에 들어가는 M 프로세서를 이르면 2027년부터 인텔 파운드리에서 생산할 수도 있다는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의 주장이 나왔어요. 주로 저사양 M칩을 생산한다는 설명.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획득하고, 미국 내에서 빅테크들의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압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인것 같아요.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텔 주가는 10% 급등하기도.    에어팟 가져오면 스마트안경 할인 연말을 맞아서 레이밴 AI 안경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메타. 구형 메타 레이밴 안경이나 에어팟 등 이어버드를 가져오면 신형 AI 안경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 중. 구형 안경은 122달러, 애플 에어팟은 70달러를 할인해준다고 해요. 참고로 메타 레이밴 AI 안경 2세대의 경우 379달러라고 해요. 스마트안경이 안경 교체수요를 촉진하고, 에어팟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똑똑한 판매전략인 것 같아요!     

2025.12.03  0  49 

[인터뷰] 삼바노바 CEO “엔비디아는 에이전트 시대를 감당할 수 없다”

GPU 기반 기업들의 전력 비용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삼바노바(SambaNova) 로드리고 리앙(Rodrigo Liang) CEO는 11월 7일 서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 인프라가 맞닥뜨린 ‘전력’의 한계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했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시작되면서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삼바노바의 세 공동창업자인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창시자 스탠퍼드대 쿤레 올루코툰(Kunle Olukotun) 교수, AI 시스템 연구를 선도해온 크리스 레(Chris Ré) 교수, 20년 넘게 최고 성능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해온 로드리고 리앙은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예견했다. 그들은 AI가 느려지고 비용이 폭증하는 근본 원인이 데이터가 이동하는 방식, 즉 ‘데이터 흐름(Data Flow)’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GPU는 계산보다 메모리 왕복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모델이 커질수록 그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삼바노바가 개발한 RDU(Reconfigurable Dataflow Unit)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바꾼 아키텍처다. 데이터 흐름에 맞춰 회로를 실시간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추론이 실제로 동작하는 원리(연산이 아니라 데이터 이동)에 최적화돼 있다. AI가 요구하는 것은 더 큰 모델이 아니라 지능이 흘러가는 경로가 효율적으로 설계된 구조다.  이는 성능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RDU는 GPU 대비 전력 1/10, 성능 8~10배 수준이다. 10월 19일 삼바노바는 자사의 AI 칩 ‘SN40L’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GPU보다 9배 빠르고 5.6배 더 전력 효율적이라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AI 인프라 기업 아가일(Argyll Data Development)의 창업자이자 AI 전략가인 피터 그리피스(Peter Griffiths)는 “엔비디아 랙이 120kW를 요구하는 반면, 삼바노바는 17kW에 불과하다”며 추론 중심 시장에서 전력 차이는 곧 비용·속도·확장성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AI의 주도권은 더 이상 단순한 연산 성능에서 오지 않는다. 전력 효율 중심으로 인프라가 재편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한국팀은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방한한 리앙 CEO를 만나 에이전트 시대 AI 인프라의 구조적 전환과 기계가 기계를 조율하는 다음 단계에 대해 들었다. 삼바노바 AI 칩 ‘SN40L’ 전력이 새로운 화폐가 된 세상   Q. 삼바노바는 어떤 회사인가요? 썬과 오라클에서 얻은 경험이 도움됐는지도 궁금합니다.  타이베이에서 태어나 한 살 무렵 브라질로 건너갔습니다. 스탠퍼드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HP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세계 최초 멀티코어 프로세서 개발을 주도했고, 오라클 수석 부사장으로 엔터프라이즈 서버용 SPARC 프로세서 개발을 총괄했습니다. 20년 넘게 세계 최고 성능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든 셈입니다. 그리고 2017년 안정적인 대기업을 떠나 쿤레, 크리스와 함께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썬과 오라클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하드웨어만으로는 시장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고객은 부품이 아니라 완전한 솔루션을 원합니다. 삼바노바는 칩부터 모델, 소프트웨어, 배포 시스템까지 하나의 유기체처럼 통합했습니다. 엔비디아가 GPU라는 부품을 판다면, 우리는 AI 인프라라는 완성차를 파는 거죠.    Q. 엔비디아가 이미 AI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삼바노바가 경쟁할 수 있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오히려 지금이 적기입니다. 엔비디아가 장악한 시장은 AI 모델 훈련 시장이에요.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총 비용의 90%가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고요. 추론의 경제학은 완전히 다릅니다. GPU는 모델이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대규모 병렬 처리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반면 훈련된 모델을 활용해 질문에 답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추론은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흐르게 하느냐의 문제죠. 삼바노바는 이 지점을 포착했습니다. 데이터가 흐르는 방식에 맞춰 칩 구조 자체를 실시간으로 재구성하는 RDU를 설계한거죠. 레고처럼 필요에 따라 칩의 회로를 재조립할 수 있습니다. Q. RDU의 전력 효율성이 AI 인프라 시장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엔비디아 H100 랙 하나가 120140킬로와트를 소비할 때 우리는 1015킬로와트로 같은 일을 합니다. 성능은 8~10배 빠르죠. 단일 엔비디아 랙이 140가구의 전력 소비량에 달합니다. 과거에는 AI 칩의 성능을 속도로 측정했습니다. 초당 얼마나 많은 연산을 하느냐가 중요했던거죠. 이제는 전력으로 측정합니다. 같은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내느냐가 기준입니다. 지속가능성, 경쟁력, 확장 가능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새로운 핵심 지표는 ‘와트당 토큰’입니다. 1와트의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AI 응답을 생성할 수 있는가. 효율적 지능이 새 기준이 됐습니다. 전력이 새로운 화폐가 됐습니다. AI 인프라를 확장하려는 모든 기업과 국가에게 전력은 단순한 운영 비용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 자체를 결정하는 요소입니다.   Q. 자체 AI 모델인 삼바-1은 어떤 전략으로 개발된 건가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인 삼바-1은 RDU 아키텍처에서 가장 잘 작동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엔진과 차체가 완벽하게 통합된 순정 솔루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삼바-1은 거대한 하나의 모델이 아닙니다. 전문가 조합 방식으로 레고 블록처럼 법률, 의료, 금융, 코딩 등에 특화된 수십 개의 전문가 모델을 미리 훈련시켜 놨습니다. 은행이 ‘사기 탐지 + 고객 응대 챗봇’을 원한다면 금융 전문가 블록과 챗봇 전문가 블록을 가져오고, 여기에 은행의 비공개 데이터로 훈련시킨 블록을 추가합니다. RDU는 이런 다중 전문가 모델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순식간에 전환하며 실행합니다. 이것이 풀스택의 힘입니다. 에이전트 AI 시스템으로의 여정 단일 구조의 한계, 세일즈포스가 삼바노바를 찾는 이유   Q. AI 에이전트 시대가 GPU 중심 인프라에 어떤 도전 과제를 제공한다고 보십니까. 훈련은 한 번만 하면 되지만, 추론은 매 순간 일어납니다. 더 중요한 건 에이전트의 등장이죠. 예전에는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응답이었습니다. 챗GPT에 “지금 몇 시야?”라고 물으면 ‘몇 시’라는 생성으로 끝났습니다. 이제는 “삼성 비즈니스 어때?”라고 물으면 삼성 제품부터 수익성까지 고려해 같은 모델을 10번 반복 호출합니다.  AI 에이전트 시대는 이 과정이 더 늘어납니다. “한국 여행 계획을 세워줘”라고 하면 항공권 담당 AI, 호텔 담당 AI, 투어 가이드 담당 AI가 각자 작동합니다. 그 안에서 또 선호 항공사를 확인하는 AI가 움직입니다. 이 모든 걸 합쳐 하나의 플랜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응답량은 이전 대비 100배가 넘습니다. 엔비디아 GPU는 하나의 AI를 돌리려면 서버 한 대를 통째로 써야 합니다. 1인 가구가 아파트 한 채를 독차지하는 셈입니다. 50개를 운영하려면 50개 서버가 필요한데, 전력이 한계입니다. 삼바노바의 RDU는 하나의 시스템에서 수백 개의 모델을 순식간에 전환하며 실행합니다. 100개 AI를 하나의 랙에서 돌아가고 각 AI가 8~10배 빠르게 실행됩니다. RDU가 다양한 모델에서 H200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Q. 기업에 실제로 수백, 수천 개의 AI가 필요할까요? 우리는 AI 솔루션을 5개가 아닌 5,000개로 봅니다. 회사를 운영한다면 재무 담당 AI, 인사 담당 AI, 각 지역별 인사 담당 AI, 법무 담당 AI가 필요합니다. 쉽게 말해 100개 AI가 필요합니다. 의학 전문 AI는 매우 특정한 데이터로 훈련된 훨씬 더 많은 AI가 필요합니다. 언어마다 하나씩이라고 생각해보십시오. 세상은 5,000개, 어쩌면 5만 개의 AI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거의 모든 주요 SaaS 기업이 그렇습니다. 세일즈포스, 오라클을 보십시오. 그들의 모든 소프트웨어 기능이 AI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모든 기능은 AI를 실행함으로써 더 똑똑해질 수 있고, 이 AI들은 서로 통신해야 합니다. 지금 그들이 겪는 문제는 2026년에 AI 기반 제품을 출시하려 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빠른 응답, 낮은 지연을 원하면 모든 것을 별도 서버에 설치해야 하는데 엄청나게 비쌉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옵니다. 초거대 모델 이후, 연결된 작은 지능들   Q. 한국처럼 전력이 제한적인 시장에서 삼바노바가 갖는 전략적 가치는 무엇입니까. 한국은 새로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만들수도 없고, 냉각 시스템을 새로 구축할 여유도 없습니다. 우리는 공기로 냉각하는 기술을 사용해 기존 데이터센터에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10킬로와트만 있으면 됩니다. 같은 전력으로 10배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건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전략적 우위인거죠. 보안을 넘어 진정한 AI 주권의 문제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데이터를 외부에 노출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특히 제조, 금융, 바이오 같은 산업에서 그렇습니다.   Q. AI 에이전트 이후의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지금은 인간이 시작합니다. “여행 계획을 세워줘”라고 말하면 모든 AI가 가동됩니다. 다음 단계는 인간이 아닌 기계가 기계를 깨우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자율주행 택시를 보십시오. 어느 차량을 보낼지 결정하는 시스템은 단순히 가장 가까운 차를 보내지 않습니다. 경제성을 계산합니다. 더 많은 요금을 낸 사람이 항상 빠른 길을 가는 건 아닙니다. 산업용 로봇도 마찬가지입니다. 로봇 한 대는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지만, 1만 대의 로봇을 어떻게 배치하고 움직일지는 중앙 시스템에서 계산합니다. AI의 다음 단계는 더 큰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수많은 작은 지능이 서로 연결되어 협력하는 사회적 지능입니다.   Q. 한국 기업가들에게 조언해주실 말이 있나요? AI는 10년, 20년에 걸친 여정입니다. 여러 기술을 조합하는 전략을 세우세요. 어떤 건 당장, 어떤 건 내년에, 또 어떤 건 그다음 해에 도입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나는 하나만 쓸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엔비디아로만 눈을 가리는 것과 같습니다. 너무 좁은 시각입니다. 역사적으로 20년 동안 지속되는 기술은 거의 없습니다. 여러 기술을 섞어 쓰는 전략을 세우십시오. 다양한 공급업체와 협력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게 현명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세상은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5.12.02  0  47 

[특별대담] 어느날 AI가 내 옆자리로 출근했다

든 회사의 IT 부서는 AI 에이전트가 움직이는 HR 부서가 될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올해 초 던진 이 말은 당시에 과장처럼 들렸다. 그러나 오픈AI가 지난 9월 25일 공개한 GDPval 평가 결과는 이것이 예언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임을 보여줬다. AI 모델들은 법률, 금융, 회계, 마케팅 등 9개 주요 산업의 1,320개 실무 과제에서 평균 14년차 인간 전문가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계약 검토 같은 반복적·분석적 지식 노동에서 AI는 이미 전문가 수준에 도달했다. 숫자는 냉정하다. 그리고 현장은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중간 관리자를 대폭 줄이고 조직을 평평하게 재편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에서는 단 한 명의 개발자가 AI 에이전트 여러 개와 팀을 이뤄 과거 10명이 하던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있다. HR(Human Resource)이 Hybrid Resource로 재정의되면서,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부터 리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까지, 일하는 기존의 방식의 모든 방식을 바꾸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일의 재정의’다. AI가 ‘실행(Execution)’의 영역을 맡으면서, 인간의 가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의(Definition)하고 ‘그것이 제대로 됐는가’를 평가(Evaluation)하는 역할로 변했다. 문제는 이 전환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어제까지 가치 있던 기술이 오늘은 쓸모없어지고, 어제까지 필요했던 인력이 불필요해지는 속도를 조직이나 개인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IT 업계에서 20년 이상 일하며 AI 트렌드를 분석해온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 2008년 국내 최초로 구글에 회사를 매각한 뒤 지금도 AI 기반 창업 현장에서 뛰는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 여러 기업의 AI 전환(AX)을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하용호 데이터오븐 대표를 만났다. 세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AI가 일의 본질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 변화의 한복판에서 무엇이 살아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를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 AI 동료 시대, 조직의 재편 Q. AI가 ‘도구’에서 ‘동료’로 전환되면서 조직 구조는 어떻게 바뀌고 있습니까? 김지현 가장 극적인 변화는 중간 관리자의 소멸입니다. 예전에는 경영진의 지시를 실무자에게 전달하고 실무자의 보고를 정리해서 올리는 역할이 필요했는데, AI가 그 역할을 하니까 중간 관리층이 필요 없어지는 거죠. 실제로 대기업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안 하는 곳도 생겼어요. 대신 팀장급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제는 AI 에이전트들을 관리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팀원들이 AI와 잘 협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이 핵심 역할이 됐어요. 하용호 팀의 구성도 바뀌고 있죠. 여러 명의 사람이 모여 한 팀이 되는 것이 아닌 소수의 사람에 AI 에이전트 여럿이 한 팀이 됩니다.  AI가 방대한 정보에서 에센스를 뽑아내는 데 탁월하기 때문에, 대표-중간관리자 한 명-실무자로 바로 연결되는 평평한 구조가 가능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는 이미 중간 관리자를 대폭 줄이고, 그들을 실무자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노정석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가치 창출의 중심축 이동입니다. 과거에는 ‘실행’ 자체에 가치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코드를 짜는지, 얼마나 많은 보고서를 만드는지가 중요했죠. 하지만 AI로 ‘실행’의 비용이 거의 0이 되면서, 인간의 가치는 ‘정의’와 ‘평가’로 완전히 옮겨갔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왜 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능력이 핵심이 됐습니다. AI 도입으로 중간 관리자 축소·조직 구조의 단순화 (출처: ‘IT 트렌드 2025’) Q. 조직이 재편되고 팀이 소형화되면서 생산성이 극대화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인 유니콘’ 시대도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노정석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희 회사에서 진행한 ‘Power of One’ 프로젝트가 증거입니다. 과감하게 팀을 해체하고 모든 프로젝트를 개인 단위로 전환했습니다. 한 명의 시니어 엔지니어가 Claude Code로 기획부터 프론트엔드, 백엔드, 배포까지 혼자 처리합니다. 과거 10명이 하던 일을 한 명이 하는 거죠. 프로젝트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빨라졌고, 개인의 성취감도 극대화됐습니다. 1인 유니콘 시대는 시기의 문제인데 3개월 후에 나오냐, 3년 후에 나오냐, 혹은 10년 후에 나오냐 차이입니다. 김지현 매년 초에 CES에 다녀와서 보고서를 씁니다. 2년 전에는 6명이 3주 걸려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올해는 2명이서 1주일 만에 보고서를 완성했습니다. AI를 적극 활용한 결과죠. 완성도는 100점에서 80점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그건 전략적 선택입니다. 완벽한 100점이냐, 빠른 80점이냐를 판단하는 시대가 된 겁니다. 이런 변화는 조직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AI는 능력 있는 인재를 증강시켜 다재다능하게 만들죠. 조직은 직무 중심에서 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팀은 소형화되며 효율은 극대화되고요. 그 과정에서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1인 기업의 성장도 가속화될 겁니다. 실행에서 판단으로, 일의 본질 변화 Q. AI 시대, ‘일’의 정의는 어떻게 바뀌고 있습니까? 하용호 일이라는 단어는 하나지만, 그 안에는 여러 레이어가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단일 직무 전문성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가치 중심입니다. AI가 이 피라미드의 하위 레이어를 점점 더 많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일은 ‘가치를 디자인하고 전달하는 것’으로 재정의될 겁니다. 예전에는 ‘무지성으로 벽돌만 날랐다’면, 이제는 ‘집이 주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노정석 미래의 ‘일’은 ‘목표를 설정하고, AI를 오케스트레이션해서 결과를 검증하는 고차원적인 지적 활동’입니다. 과거에는 ‘일’이 기획, 설계, 구현, 테스트라는 세분화된 태스크의 연속이었죠. 하지만 이제 이 과정 대부분을 AI가 수행합니다. 일의 시작은 코딩이 아니라 AI와 함께 명세(Tech Spec)와 실행 계획을 짜는 것입니다. 이 설계 문서가 새로운 시대의 소스 코드입니다. 김지현 재미있는 건 기술은 엄청 변했는데 일의 본질은 안 바뀐다는 겁니다. 웹 시대부터 AI 시대까지 지켜보면서 느낀 건데, 바뀐 건 ‘어떻게(How)’ 일하느냐는 거고, ‘왜(Why)’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이 주는 의미는 똑같습니다. 다만 일하는 ‘형태’는 완전히 바뀌죠. 단순 반복 작업은 AI가 다 해버리니까, 사람은 더 전략적이고 복합적인 판단을 하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Q. 실제 업무 현장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십니까? 하용호 저는 AI 비서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사용합니다. 팀원 14명이 하루에 만드는 티켓이 140개라면, 과거에는 일일이 팀원별 티켓을 확인해야 했죠. 그러나 이제는 AI가 모든 글을 읽고 각 멤버가 어떤 문제에 봉착해 있는지, 무엇을 어려워하고 있는지를 매일 아침 리포트로 정리해줍니다. 예전에는 일일이 클릭해서 봐야 했지만, 지금은 10분이면 전체 상황 파악이 끝납니다. 그래서 여러 회사 일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김지현 우리 회사 직원들을 보면 AI 활용 수준이 정말 극명하게 나뉘어요. 크게 네 부류인데, 아예 AI를 거부하는 사람들, 챗GPT로 간단한 질문만 하는 사람들, 본인이 돈 내고 유료 버전 쓰면서 적극 활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기 업무에 딱 맞는 AI 툴을 만들어달라고 IT팀에 요청하는 사람들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원래부터 일을 잘하던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이들은 AI를 어떤  업무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아요. 예전에 2배 잘하던 사람이 이제 20배 이상 잘하는 거예요. 에이전트가 가져올 우리 직장의 조직 체계 변화 생존을 위한 새로운 역량 Q. AI 시대에 개인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무엇입니까? 김지현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계속 두드려라. 한 번 물어보고 끝내지 말고 계속 파고들어야 합니다. “왜 이렇게 답했지?”, “근거는 뭐지?”, “다른 관점에서는?” 이런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합니다. 둘째, 답을 얻으려 하지 말고 배우려고 써라. AI한테 묻는 건 내가 배우고 깨닫기 위한 거지, AI의 답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 됩니다. 셋째, AI한테 휘둘리지 마라. AI는 도구예요, 결정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최종 결정과 책임은 항상 사람이 지는 겁니다. 노정석 저는 우선 깊이 있는 도메인 전문성이라고 봅니다. AI는 만능 도구지만, 특정 분야의 깊이 있는 지식 없이는 제대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그 다음은 시스템적 사고와 문제 정의 능력인데 복잡한 문제를 잘게 쪼개고, AI가 해결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하는 능력이죠. 마지막으로 언러닝(Unlearning) 능력입니다. 어제의 ‘Best Practice’가 오늘의 ‘Legacy’가 되는 시대니까요. 새로운 도구에 대한 개방적 태도를 가지고 기존 성공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성이 생존의 필수 조건입니다. 하용호 가장 중요한 건 PO(Product Owner) 마인드입니다. 모든 멤버가 “이 제품이 어떤 가치를 전달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극도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합니다. AI에게 일을 잘 시키는 것은 일주일 된 주니어에게 일을 잘 시키는 것과 비슷합니다. 상황을 잘 설명하고, 만족하는 결과물이 어떤 건지 명확히 전달하는 능력이죠. 여기에 판단 가능한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AI가 이상한 방향으로 갈 때 이상과 정상을 판별할 수있어야 하죠. 다만 ‘모든 걸 직접 수행하는 전문성’이 아니라 ‘판단할 수 있는 정도의 전문성’입니다. Q. 일자리 대체에 대한 우려, 어떻게 보십니까? 노정석 단기적으로는 대체 효과가 더 클 겁니다. 주니어 레벨의 반복 업무는 AI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고, 실제로 많은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회가 폭발적으로 창출될 겁니다. 다만 그 기회는 기존 ‘취업’ 시장이 아니라 ‘창업’ 생태계에서 나타날 겁니다. AI는 한 개인이 회사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궁극의 레버리지입니다. 과거 10명의 팀이 해야 했던 일을 이제 1~2명이, 심지어 혼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균형은 ‘대기업이 100명을 해고하는 동안, 100명의 1인 창업가가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방식으로 맞춰질 겁니다. 김지현 솔직히 균형이 쉽게 맞춰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직업도 생기긴 하지만, 없어지는 일자리만큼 생길까는 회의적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기업도 단순히 사람을 자르는 게 아니라, 기존 직원들이 새로운 역할로 전환할 수 있게 교육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리더가 먼저 AI를 써야 하고요. “너희들 AI 써!” 하면서 본인은 안 쓰면 직원들이 따라올 리가 없죠. 2-3년 후에는 AI 잘 쓰는 사람이 못 쓰는 사람을 대체할 거예요. 지금이 정말 중요한 시기입니다. 하용호 많은 사람이 ‘AI로 예전에 못했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직업의 세계를 유지한다’는 것을 뭉뚱그려 이야기하는데, 이 둘은 완전히 별개입니다. 우리가 어떤 능력에 돈을 지불한 이유는 그 사람이 그걸 해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공기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 이유는 그게 다 널려 있어서죠. 만약 AI 기술이 특수한 직군의 능력을 ‘공기화’시켰다면, 사람들이 거기에 돈을 지불할 것인가는 굉장히 명확합니다. 양적으로는 사라지는 일자리가 많을 것이고, 새로 생기는 일자리로의 전환은 매우 어려울 겁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되짚어보니 세 전문가가 말하는 핵심 메시지는 동일했다. AI는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 그 변화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김지현 부사장은 “2–3년 후에는 AI 잘 쓰는 사람이 못 쓰는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며 지금이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AI를 수용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하용호 대표는 시스템 재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직원이 100(사람 20명, AI 80개)인데 우리가 사용하는 시스템은 사람 20명에 맞춰져 있나요, AI 80개에 맞춰져 있나요? 시스템을 앞으로 더 늘어날 AI 직원에 맞게 재구축하는 것이 바로 AX입니다.” 노정석 대표는 “한국적인 강점을 가진 원맨들이 유니콘이 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중요하게 보고있고 새로운 가능성도 보인다”고 했다. AI 시대의 노동은 단순히 기술 도입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고, 어떤 미래를 원하며, 인간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같다. 인기 기사 [특별대담] 어느날 AI가 내 옆자리로 출근했다 트랜스포머 이후 가장 중요한 논문이 나왔다 AI 포르노와 섹스의 미래 AI 챗봇, 음모론 반박에 놀라운 효과 발휘 ‘나의 몸이 곧 신’이라는 새로운 종교를 

2025.11.24  0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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