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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진흥원]스타트업 해외진출 법률·규제 애로해소 상담회 안내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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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창업진흥원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은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자 국내주요로펌과 협력하여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법률자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금번 컴업 기간 동안 아래와 같이 상담회를 진행하고자 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 상담회 안내 > 1. 행사명 : 스타트업 해외진출 법률·규제 애로해소 상담회 2. 주최/주관 : 중소벤처기업부 / 창업진흥원 * 협력로펌(상담국가) : 김앤장(미국), 광장(중국), 태평양(독일), 세종(베트남), 율촌(베트남), 바른(싱가포르), 미션(미국) 3. 일시·장소 : ’24.12.11.(수), 09:30~15:20 / 서울코엑스 1) (오전) 김앤장, 09:30~11:50 2) (오후) 광장 등 6개 로펌, 13:00~15:20 4. 지원내용 : 해외진출 국가별 무료 법률상담 5. 지원규모 : 각 로펌당 4개사(총 28개사) * 법률상담 신청서 접수순으로 매칭상담 예정입니다. 6. 행사문의 : 창업진흥원 규제혁신팀 044-410-1747 * 법률상담 지원대상기업에게는 현장상담일정을 보내주신 연락처로 개별연락 드리겠습니다. ■ 참가신청 url : https://forms.gle/XMT87sPcSWYiGvp4A (참고) 본 상담회 일정 및 시간은 사정에 의해 변경 또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만 TSMC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면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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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index 대만 반도체 전문기자가 쓴 TSMC 책 미국인이 대만에 만든 미국기업 성공의 비결은 야근과 주식보상 파운드리 분사시킨다고 고객이 찾아올까? 모닝브리핑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TSMC, 세계 1위의 비밀. <예스24> 대만 반도체 전문기자가 쓴 TSMC 경쟁력의 비결 이라는 이 책은 대만의 <경제일보>와 <비즈니스투데이> 출신의 기자인 린훙원님이 쓴 책이에요.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칩 워>에 자극을 받고 2023년 출간한 책 <晶片島上的光芒(웨이퍼섬의 빛)>이 올해 4월 일본어판이 먼저 나왔고, 11월에 한국어판이 나온 것. 내년에는 영어판이 나온다고 해요. 30년간 TSMC와 대만 반도체 산업을 취재한 린훙원 선생님의 책은 기자가 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책이라고 저는 느꼈어요. 기자가 역사의 ‘초고’를 기록하는 ‘사관’이라고 한다면, 30년간 TSMC와 대만 반도체 산업을 취재하면서 경험한 사람들의 모습을 충실히 기록했고, 그들을 지켜보면서 축적한 ‘인사이트’가 책에 담겨져있기 때문이에요. 엔지니어나 경영자가 아닌 평범한 독자들의 눈높이에서 책을 쓰고, 취재원에 대한 애정을 가득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린훙원 선생님은 2012년 <거물기업 삼성>이라는 책을 썼을 정도로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잘 아는 분이에요. 당시 그 책은 삼성전자에 의해 대만 전자기업들이 몰살당한 비결을 다뤘기 때문에 12년이 지난 지금 TSMC에 삼성전자가 밀리는 모습은 여러가지로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어요. 😂 이미 이 책에 대한 좋은 리뷰와 유튜브 영상까지 나온 상황이라 저는 이 책을 기반으로 TSMC의 간단한 역사를 다루고, 제가 TSMC에 대해서 몰랐던 점, 그리고 제가 느낀 바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젊은 시절의 모리스 창(왼쪽) TSMC는 미국인이 대만에 만든 미국기업이다 TSMC에 대한 설명에서 가장 흥미로운 표현. 바로 ‘미국인이 대만 신주 산업단지에 만든 기업’이라는 것이었어요. TSMC라는 기업이 다른 대만 기업과도 다른 점이죠.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TSMC가 아니라 대만 2위 파운드리 기업인 UMC에서 먼저 시작되요. 한국의 전자산업이 삼성전자가 아니라 LG전자에서 시작된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요. 1980년 설립된 UMC는 인텔 같은 종합반도체 회사로 시작했어요. 미국 RCA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고, 시장이 개방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전화기용 IC(반도체)로 성공을 거두면서 자리를 잡았죠. 비슷한 시기 대만 정부는 대만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에서 일하던 모리스 창(張忠謀)을 국책연구기관인 공업기술연구원(ITRI)의 원장으로 모셔오는데요. 모리스 창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거절당했던 아이디어인 위탁생산 전문 반도체 회사(파운드리)를 대만에서 만든 것이 TSMC에요. 그런데 모리스 창은 대만인이 아니었어요. 1931년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 여러곳을 옮겨 다녔고, 국민당 정부가 중국공산당에 패해서 대만으로 쫓겨났을 때는 홍콩에 있었죠. 그리고 1949년에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MIT에서 학교를 다녀요. 1958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 들어간 후, 1985년 대만으로 영입되기전까지 계속 미국에 살았죠. 그는 중국인(Chinese)이지만 1962년 미국 국적을 얻었기 때문에, 국적으로 따진다면 지금의 중국과 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어요. TSMC의 반도체 생산시설(Fab)이 몰려있는 신주 산업단지. <구글맵> TSMC 턱 밑까지 쫓아왔던 삼성전자 모리스 창이 TSMC를 설립한 1987년 그의 나이는 56세. 그는 반도체 산업의 큰 흐름이 설계와 생산의 분리로 간다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죠. 처음 TSMC가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을 때 주 고객은 TI, 인텔, 모토로라 같이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IDM 기업이었다고 해요. 이런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하고 싶어하지 않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 것. 그러다 자체 생산시설 없이 설계만 하는 반도체 기업인 팹리스(엔비디아 등)가 등장하면서 TSMC의 사업은 본격적으로 커질수 있었죠. TSMC의 파운드리 사업이 성공을 거두자 UMC는 1995년 자신들의 설계 비즈니스를 분사 시켜서 파운드리 기업으로 변신해요. 이때부터 TSMC와 UMC는 파운드리 경쟁을 하지만 TSMC가 기술이나 서비스 등에서 훨씬 앞서 있었기 때문에 곧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합니다. 점차 설계와 제조가 분리되는 것이 반도체 업계의 대세가 되어가는데요. 2009년에는 AMD가 제조부문을 분리시켜서 글로벌파운드리스를 설립하고, 삼성전자도 이 즈음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어요. 사실 삼성은 2003년부터 애플과 퀄컴 등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해주고 있었는데요. 이때부터 첨단공정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TSMC와 경쟁을 하게된거죠. 특히 삼성전자는 TSMC R&D 부문 수석 연구개발 이사였던 량멍쑹(梁孟松)을 2011년 영입하게되는데요. 이때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가장 TSMC를 위협했던 시기. 그의 설득으로 삼성은 28나노 공정에서 곧장 14나노 공정으로 넘어가면서 TSMC를 추월했다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어요. 파운드리 업계의 풍운아 량멍쑹. <사진=CW> 애플과 퀄컴이 TSMC에게 넘어가다 하지만 TSMC는 량멍쑹이 삼성전자에 합류한 2011년 바로 삼성전자에 ‘영업비밀을 유출했다’고 대만 최고법원에 고소를 헤요. 4년 후에 TSMC가 승소하게되면서 량멍쑹은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결국 그는 2015년 삼성전자를 떠나고, 2년 후인 2017년에 TSMC의 또다른 경쟁사인 중국 SMIC에서 일하게 되죠. 량멍쑹이 떠났기 때문일까요? TSMC를 거의 따라잡았던 삼성전자는 2015년 즈음 결정적인 패배를 겪게 됩니다. 미라클레터를 읽으신 분들은 수도 없이 들으셨겠지만, 초기 아이폰의 AP는 삼성전자가 개발했어요. 하지만 애플은 곧 자체적으로 AP를 개발했죠. 그래도 여전히 AP의 위탁생산은 삼성전자가 하고 있었어요. 아이폰5에 들어가는 A7 까지는 삼성이 생산을 맡았죠. 그런데 TSMC가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서 아이폰6에 들어가는 A8에는 TSMC로 위탁생산을 가져오게 됩니다(2014년). 하지만 삼성전자는 다시 반격에 나서고 A9에서는 애플은 TSMC와 삼성전자에 물량을 나눠서 생산하게 됩니다. (2015년) 이 책에 따르면 당시 생산된 A9에서 TSMC가 생산한 것이 삼성전자의 것에 비해 최고 30% 전력을 덜 썼고, 아이폰 구매자들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아니라 TSMC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찾아다녔다고 해요. 이후 A10부터는 애플은 TSMC에만 위탁생산을 맡기게 됐다고 합니다. 파운드리 경쟁에서 밀린 두번째 사건도 있었어요. 바로 2022년 이후 퀄컴이 핵심 스마트폰 반도체인 스냅드래곤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아닌 TSMC에서만 생산을 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 책은 이 두 가지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TSMC에 밀리게된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지금 TSMC는 스마트폰 AP를 만드는 애플, 퀄컴, 미디어텍의 반도체를 모두 생산하고, PC용 CPU를 만드는 애플, AMD, 인텔의 반도체를 모두 생산하고, AI가속기를 만드는 엔비디아의 GPU를 생산해요. 가장 최고의 성능이 필요한 반도체를 모두 TSMC가 생산한다고 볼 수 있죠. 모리스 창은 근면함과 성실성이 동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이 강한 이유라고 합니다. TSMC 성공의 비결은 야근과 주식보상 TSMC는 미국인 모리스 창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배운 것들이 많이 적용된 기업이라고 해요. 대부분의 대만 기업들은 가족경영이 더 많지만, TSMC는 이사회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인 것도 이런 이유. TSMC는 1997년 미국에 주식 일부를 ADR(주식예탁증서)로 상장시키기도 하죠. 또 TSMC의 인사가 능력주의에 기반을 두고, 회의를 시작할 때 항상 결론부터 얘기한다는 것도 미국 기업같은 모습으로 보였어요. 하지만 정작 TSMC의 성공비결은 미국 문화가 아니었어요. 모리스 창은 반도체 산업이 성공을 거둔 세 국가, 일본, 한국, 대만의 공통점으로 근면성을 꼽았어요. 중국마저도 반도체산업이 빠르게 자리잡은 이유가 동아시아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에서도 TSMC의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직원들의 성실함과 긴 노동시간을 꼽았어요. TSMC의 직원들은 ‘간을 걸고 일한다’고 할 정도로 야근과 초과근무를 밥먹듯 했다고 해요. TSMC가 한참 삼성전자의 도전을 받을 때인 2014~2015년에는 ‘나이트호크’라는 이름으로 24시간 3교대로 R&D를 가동시켰다고 하죠. 하지만 또 하나 몰랐던 것은 대만에 2008년까지 종업원 주식 배당제도라는 것이 있었다는 점이에요. 종업원에게 보상으로 주식을 배당형태로 지급하는 제도인데, 유럽과 미국의 스톡옵션에 비해서 파격적인 혜택이 있었다고 해요. 바로 과세를 액면가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주식을 팔아서 현금화할 때 내야하는 세금이 엄청 적다는 것. 심지어 기업 입장에서도 액면가로 직원들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재무적 부담이 적었다고 해요. 하지만 국제 회계상의 문제가 지적되면서 이 제도는 2008년 이후 사라져요. 야근이 대만 반도체 산업과 TSMC가 성공한 비결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금전적인 보상이 있었다는 것. 흥미로운 부분이었어요. 장상이 전 TSMC R&D 총괄은 '중국 회사에 간 것은 일생일대의 실수'라고 말합니다. <연합뉴스> 중국 파운드리 산업을 키운건 대만이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중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 기업인 SMIC는 대만의 파운드리 업계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설립과 성장을 주도했다는 것이에요. SMIC의 창립자인 리차드 장(張汝京)은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옮겨온 본성인으로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서 모리스 창처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일해요. 그는 1990년대 말 중국 정부로부터 중국본토에 반도체 산업을 세워달라는 요청을 받고 중국으로 돌아온 후, 대만에서 WSMC라는 파운드리 기업을 세워요. 일단 대만에서 회사를 키운 후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운다는 것이었는데 이 회사는 2000년에 TSMC에 인수가 됩니다. 하지만 TSMC는 당시에는 중국에 파운드리를 세울 계획이 없었고, 리차드 장은 TSMC를 나와 중국으로 돌아가 SMIC를 설립하게 되요. 이 과정에서 많은 직원과 기술을 빼가게 됩니다. TSMC는 2003년 SMIC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미국에서 소송을 걸게 되고 2009년 SMIC가 패소하게되면서 리차드 장은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SMIC는 2016년에는 TSMC의 기술 개발 총책임자 였던 장상이(蔣尚義)를, 2017년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량멍쑹을 영입하는 등 TSMC 출신을 적극적으로 영입했죠. 장상이는 지금은 SMIC에서 나왔지만 량멍쑹은 여전히 SMIC의 공동 CEO를 맡고 있어요.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중국과 대만의 관계가 매우 좋을 때는, 대만=중국으로 봐도 좋을 정도로 대만 반도체 기술이 중국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에요. 실제로 미국 정부에서도 이런 이유로 대만을 신뢰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도 그럴 것이 모리스 창을 포함해 대만 반도체 1세대는 대만이라는 정체성이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대만과 중국 사이가 멀어지면서 지금은 중국 반도체 회사 내부에서도 대만 출신들이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해요. 평택 삼성 파운드리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시키면 고객들이 몰려올까?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됐는데요. 그 중 가장 묵직한 두 가지만 말씀드려보려고 합니다. 하나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인데요. 삼성전자가 TSMC와 경쟁하려면 파운드리를 분사시켜야한다는 주장이 많아요. 이른바 이해상충의 문제때문에 파운드리를 분사시켜야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TSMC와 삼성전자가 경쟁하고 있는 이른바 선단(첨단)공정 고객의 입장에서보면, 중요한 것은 '성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도체 공정 기술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면서 선단 공정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요. 선단 공정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곧 ‘무어의 법칙’을 지켜낸다는 뜻인데요. 새로운 반도체 신제품이 나올때마다 반도체의 성능이 좋아진다는 뜻. 이 책에 따르면 2011년 경 무어의 법칙은 한 번 벽에 도달해요.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더 이상 성능을 높이기 어려워졌다는 거죠. 하지만 극자외선(EUV) 장비라는 새로운 장비가 등장하면서 이 벽을 뚫을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TSMC의 린번젠 R&D 부사장이 발명한 액침노광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TSMC는 CoWos라고 불리는 첨단 패키징 기술도 연구해왔는데, 이것도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는 중요한 기술이었어요. 삼성전자나 인텔이 TSMC를 따라잡기 어려운 것은 결국 기술적 난이도가 너무 어려워져서가 아닐까요? 점차 이 무어의 법칙을 달성할 수 있는 기업은 매우 소수의 기업으로 좁혀지고, 이를 위한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기업도 소수가 되는거죠. 무엇보다 TSMC는 여러 기업들이 다같이 힘을 합쳐서 공정을 발전시키는 생태계를 만들었어요. 반도체 차원에서 무어의 법칙을 달성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엔비디아 젠슨황 CEO는 데이터센터 차원의 무어의 법칙을 얘기하고 있어요. 엔비디아의 GPU가 탑재된 데이터센터는 지난 세대보다 계산능력이 좋아지고 전력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여기서 무어의 법칙이 유지된다는 것이죠.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삼성전자나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시킨다고 해도 고객이 찾아올지는 모르겠어요. 가장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들은 무조건 가장 뛰어난 제조능력을 가진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길 수 밖에 없어요. 파운드리 분리를 준비하고 있는 인텔의 경우에도 '파운드리를 분리해봤자 고객들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 인텔 CEO가 조언한 적도 있어요. 파운드리를 인텔로부터 분리시키면 애플, 퀄컴, AMD 같은 미국 기업들이 인텔 파운드리에 제조를 맡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인텔 파운드리의 제조 역량이 TSMC를 압도하지 않는 한 그런일은 없다는 것이죠. 분리시켜봤자 인텔의 설계도, 인텔의 공정도 모두 경쟁력을 잃어버린 다는 주장. SMIC의 경쟁력이 곧 화웨이의 경쟁력이 됩니다. 진짜 무서운건 대만이 아니라 중국 또, 책을 읽다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대만이나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진짜 큰 일은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것! 최근 중국은 그동안 축적한 기술로 자국 기업들을 키우고, 자국 기업들이 만든 제품들을 전세계에 밀어내기 하고 있어요. 전기차, 스마트폰, 배터리, 게임, 화학제품 등 모든 제조업 부문에서 중국의 제품은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기술이 앞서있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매우 저렴한 가격을 가지고 있기도 해요. 이처럼 중국이 산업경쟁력을 가지고 전세계를 공략하는 것은 언젠가는 벌어질 이었어요. 하지만 미국이 중국을 때리기 시작하자,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되었어요. 왜냐면 예전에는 중국 기업들이 꼭 중국 기술과 반도체를 쓸 필요가 없었지만, 이제는 중국이 기술을 스스로 개발하고, 중국에서 만든 반도체를 써야하는 상황이 되었거든요. 중국의 파운드리 기업 SMIC. 선단공정에서 TSMC를 따라잡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적어도 중국내에 필요한 반도체 제조 수요는 충족할 수 있죠.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 저가 시장을 공략하면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기업들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중국 기업들은 지금은 저가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차곡차곡 기술을 쌓아올려서 결국에는 한국 기업들을 위협할 것 같습니다. 중국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들고, 중국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중국은 자국시장을 넘어 해외로 해외로 제품을 내보내고 있어요. 언젠가는 다가올 중국의 부상이었지만 드디어 우리 코 앞에 다가온 것이죠. 한국이 일본기업들을 몰락시켰고, 동아시아 기업들이 유럽과 미국 제조기업들을 몰락시켰던 것처럼, 이제는 중국이 한국기업들을 몰락시키는 순간이 온 것이에요. < 차이나테크 공습 매일경제 기획 기사 > 차이나테크 공습… 무너지는 K산단 韓中 반도체격차 1년뿐 … 이제 TSMC 경쟁자는 삼성 아닌 SMIC 배터리 신기술 앞세운 中전기차 침투…韓업계 '초긴장'

[전자신문][에듀플러스]SW중심대학을 만나다<26>최종무 단국대 SW중심대학 사업단장 “그거 재밌네! 말할 수 있는 교육 만들 것…리빙랩도 구축”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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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플러스]SW중심대학을 만나다<26>최종무 단국대 SW중심대학 사업단장 “그거 재밌네! 말할 수 있는 교육 만들 것…리빙랩도 구축” 발행일 : 2024-11-21 14:00 지면 : 2024-11-22 17면 최종무 단국대 SW중심대학 사업단장. “소프트웨어(SW) 사용 범위는 확대되고 어디에서나 존재하게 됐습니다.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공지능(AI), 클라우드도 발전하면서 단순 SW 개발 대신 심도 있는 SW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죠. 이런 변화 속에서 SW 역량을 갖춘 인재는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최종무 단국대 SW중심대학 사업단장은 “학생에게 깊이 있는 SW 경험과 교육과정을 제공해 경쟁력 있는 SW 개발자를 배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최 단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사업에 재선정 됐다. 중점적으로 준비한 것은.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2023년부터 60여개 산업체 관계자를 모아 교과과정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양한 설문과 자문을 통해 산업체 요구사항을 도출했다.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신기술로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신 주목받는 기술이었다. 신입사원에게 원하는 SW기술로는 텐서플로(Tensorflow), 쿠버네티스, NoSQL 등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실전형 SW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 산업체 설문 및 자문 결과를 기반으로 단국대는 다양한 신기술 변화에 적응하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실전형 SW·AI 인재 양성을 교육목표로 설정했다. ▲사업을 다시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사람들을 모으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힘들었다. 교수들이 합숙하면서 아이디어를 내고, 산업체를 섭외하고, 제안서 작업을 하는 등 바쁜 학기 중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총장님 이하 대학 본부와 산업체 관계자의 지원을 통해 사업에 재선정됐다. ▲단국대 SW중심대학 교육 커리큘럼은. -신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실전형 SW·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IDC SW 아카데미, SW마이크로융합, 디딤돌 SW기초교육 등 커리큘럼을 대폭 강화했다. 대표적인 과정은 3+6 신기술 교육을 위한 심화트랙 제도다. 사업단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보안, 모바일, 메타버스, 블록체인, IoT, 오픈소스SW를 학생들이 배워야 할 3+6 신기술로 정의했다. 이를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3개의 공유심화트랙과 12개 전공심화트랙 구축했다. 재학생은 소속 학과와 관계없이 원하는 트랙에 참여해 수강할 수 있고, 트랙에서 요구하는 15학점을 이수하면 해당 기술에 대한 인증을 받는다. ▲2차 사업에서 달라진 점은. -AI에 관한 학생들의 관심이다. 1차 사업에서는 SW 개발, 특히 자료구조나 알고리즘에 관심이 많았다. 2차 사업에서는 AI 중에서도 딥러닝 모델이나 빅데이터에 관심이 커졌다. 제안서 작업을 할 때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분석해본 결과, 자신의 전공 도메인에 특화된 AI 기술 교육 요청이 많았다. 사업단은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17개 단과 대학별로 AI PD 교수님을 선발하고, 각 단과대학 특성에 맞는 AI 교과과정을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문과대학은 '인공지능과 인문학', 간호대학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AI', 예술대학은 '그래픽 아트 SW&AI'와 새로운 교과목을 동영상과 함께 개발한다. ▲단국대 SW전공교육의 특장점은. -실무중심 교육(Tangible Education)을 제공할 수 있는 리빙랩 구축이다. 하드웨어(HW)와 SW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다. 현재 △자동차 포렌식·보안 리빙랩 △반도체 SW 리빙랩 △로봇 리빙랩을 구축 중이다. 자동차 포렌식·보안 리빙랩에는 실제 자동차가 랩 안에 들어가 있다. 모의주행·OBD-II 데이터 수집 및 분석·자동차 AVN 분석·주행 빅데이터 수집 등을 학생들이 차를 몰면서 직접 수행해 볼 수 있다. ▲2단계 사업에 임하는 각오는. 유니온커뮤니티, '제4회 스마트금융 대상' 금융보안원장상 수상 [유니온커뮤니티] 뉴스룸 바로가기> -과학자이자 저술가인 아이작 아시모프는 과학에서 새로운 발견을 알리는 가장 신나는 표현은 '유레카! (I have found it!)'가 아니라 '그거 재미있네! (That's funny!)'라고 했다. 학생들이 '그거 재미있네'라고 말할 수 있는 단국대만의 SW중심대학을 만들어 나가겠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구글의 '20%타임룰'과 이그노벨상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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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고 재밌는 이그노벨상 많은 기업들의 '딴짓' 문화 호기심, 상상력과 만난 뇌 모닝 브리핑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올해 이그노벨상 시상식 장면입니다. 현장 영상은 여기서 보실 수 있어요! [사진=Improbable Research] 황당하고 재밌는 이그노벨상 이그노벨상, 다들 아시라 생각합니다. 1991년 제정된 이 상은 기발하고 재미있는 연구를 선정해 시상합니다. 매년 가을, 진짜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 1~2주 전에 발표되고 시상식도 개최됩니다. ‘이그(IG)’는 ‘있을법하지 않은’을 뜻하는‘Improbable Research’의 약자인데요, 말 그대로 “이런 일(연구)이 있었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연구에 상을 줍니다. 미국의 과학잡지 ‘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주최해요. 이 잡지의 이름을 그대로 직역하면 ‘기발한 연구 연감’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을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1991년 1회 이그노벨 교육상 수상자는 미국의 전 부통령 ‘댄 퀘일’이었어요. 이유는 그의 비과학적인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화성은 지구와 같은 궤도에 있다”라는 발언했는데 이그노벨상 주최 측은 “교육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이그노벨상을 수여해요. 이듬해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시험관 아기’ 사업을 한 ‘이베타 바사’가 받았습니다. 노벨상을 패러디한 만큼 처음에는 ‘풍자적인 성격’이 짙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변화가 느껴집니다. 초반에는 황당한 사건이나 비과학적 발언을 한 사람을 비판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점점 ‘실제 연구’를 찾는다는 느낌이에요. 가령 ‘콧구멍으로 숨을 쉬려 할 때 일어나는 현상에 관한 연구 논문’이나 ‘아침에 먹는 시리얼의 압축과 수분 함량에 관한 연구’ 등 ‘진짜 저런 연구를 했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논문에게 수상을 하기 시작한 거죠(물론 여전히 풍자적인 성격도 유지하고 있어요.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터졌을 때 주최 측은 “오염 문제를 해결했다”라며 폭스바겐을 이그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인데요, 이러한 연구에 상을 주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이그노벨상의 권위가 높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현재 이그노벨상 시상식에는 실제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 경제학자들이 참여해 상을 전달합니다.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노벨상을 받는 일도 벌어집니다. 러시아의 물리학자, 안드레 가임 박사는 2000년 개구리 공중 부양 실험을 통해 이그노벨 물리학상을 받습니다. 그리고 2010년, 그래핀을 발견한 공로로 실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됩니다. 안드레 가임 박사의 일화가 알려지면서 이그노벨상의 가치는 더 높아진 것 같아요. 여기서 바로 ‘딴짓’과 ‘엉뚱한 상상’이 등장합니다. 안드레 가임 박사는 매주 금요일 마다 연구원들과 엉뚱한 실험을 하는 시간을 만듭니다. 기존에 하던 연구에서 잠시 벗어나 엉뚱한 생각을 하고, 이를 실험해 보는 겁니다. 게코 도마뱀이 미끌미끌한 벽에도 잘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이를 토대로 접착제를 만들기도 하고 이그노벨상을 받은 개구리 공중 부양 실험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연구 시간의 약 10%를 이렇게 엉뚱한 연구를 하는 데 썼는데, 결국 금요일 밤에 ‘일’을 내고야 맙니다. 바로 노벨 물리학상의 주인공, 그래핀을 발견한 겁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한 개가 얇은 층을 이루고 있는 물질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그래핀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어요. 안드레 가임 박사는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연필심(탄소)을 스카치테이프에 붙이고, 붙였다 뗐다를 반복하다 보면 탄소 한 개 층으로 이루어진 그래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정말 엉뚱한 생각인데, 그게 현실이 됩니다. 안드레 가임 교수가 만든 공중 부양 개구리 영상입니다. 이 연구로 이그노벨상을 받은 그는, 10년 뒤 실제 노벨물리학상의 주인공이 됩니다. 엉뚱한 연구를 하는 시간에 한 연구로요. 빅테크 기업들의 딴짓 문화 이그노벨상이 가진 권위는 높아집니다. 실제 과거 이그노벨상 수상 소식을 전달받은 뒤 “받기 싫다”며 거절했던 과학자들이 이제는 “받겠다”라고 승낙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요. 이그노벨상이 비판이나 풍자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이그노벨상 연구는 단지 ‘재미’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그노벨상을 받은 논문을 몇편 살펴보면 ‘인용지수’도 꽤 높은 걸 알 수 있어요. 인용지수란 해당 논문이 다른 연구에 인용된 횟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2013년도 이그노벨상을 받은 ‘맥주에 취한 사람은 자신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논문의 현재 인용 횟수는 40회입니다. 어떤 논문이 이를 인용했나 살펴봤더니 인간의 심리, 태도, 알코올 효과 등 정말 다양한 연구에서 관련 연구를 인용했어요. 이그노벨상 수상작을 살펴보면 처음엔 ‘웃음’이 납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요. 예를 들어 올해 이그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은 ‘포유류도 항문을 통해 호흡할 수 있는 사실’을 발견한 일본 연구진이 받았습니다. 쥐, 돼지 등이 직장을 통해 전달되는 산소를 흡수하고 있었는데요, 황당한 것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직장으로 들어오는 산소를 우리가 흡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유용할까요. 훗날, 정말 먼 훗날 우리가 코로 숨을 안 쉬고 살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해 가는 과정에서 인류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넓어지고, 이는 인간의 더 나은 삶을 끌어낼 겁니다. 엉뚱한 상상이 효과적임을 기업들은 알고 있었던 것일까요. 엉뚱하고 황당한 연구, 호기심, 이러한 단어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구글의 ‘20% 타임룰’이었습니다. 직원들이 업무 시간의 20%를 다른 일에 할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맥락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기존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이 궁금하고 하고 싶었던 아이디어를 추진해 볼 수 있으니까요. 구글 20% 타임룰은 실로 엄청난 결과를 냅니다. 지메일, 구글 뉴스, 구글 맵스 등이 모두 이 20% 타임룰에서 탄생했다고 해요. 이 과정에서 직원 참여, 직무 만족도가 크게 늘었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을 때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도 확인합니다(물론 구글의 20% 타임룰에 대한 비판도 많습니다. 일을 20% 더하는 제도에 불과하다는 거죠😅). 비슷한 문화는 3M도 가지고 있습니다. 역시 구글과 같습니다. 직원들은 일하는 시간의 15%를 자신이 선택한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어요. 역시 3M을 대표하는 ‘포스트잇’과 ‘스카치테이프’와 같은 제품이 이러한 ‘15% 문화’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메타의 경우 ‘해커톤’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개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요. 아마존에는 ‘이노베이션 데이’가 있어요. 스포티파이는 1년에 한 번 ‘핵윅(Hack Week)’를 개최합니다. 이 기간에는 자신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다른 프로젝트를 합니다. 스포티파이의 서비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개인화된 플레이리스트 제공 기능 ‘디스커버 위클리 플레이리스트’도 핵윅 프로젝트로 탄생했다고 해요.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치던 순간, 그는 목욕탕에 있었습니다. [그림=챗GPT] 호기심, 상상력과 만난 뇌 ‘엉뚱한 상상’ ‘호기심’이 좋은 결과로 이루어진 사례는 많습니다. ‘왜?’ 저는 또다시 ‘뇌’가 궁금했습니다. 호기심이 가득할 때 우리 뇌는 어떨까. 찾아보니 정말 많은 연구 성과가 존재했어요. 짧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호기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볼게요. 2014년 학술지 ‘뉴런’에 실린 논문입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에게 ‘질문’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공룡이라는 용어는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가?’와 같은 질문입니다. 이 질문의 난이도를 조절해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합니다. 앞선 질문보다는 ‘엉클 샘이 수염을 가지게 되었을 때 미국 대통령은 누구야?’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더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겠죠. 이러한 상황에서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해 뇌를 촬영하고 기억력 테스트를 합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어요.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제를 마주하면 기억과 관련된 뇌의 해마 활동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보상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도 활동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즉 호기심을 느낄 때 우리 뇌는 흥분한다는 거죠. 더 활발히 움직이면서 뇌 기능이 상승한 겁니다. ‘멍때리는’ 상황, 다들 경험해보셨을 텐데요.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리고 있어도 우리 뇌는 움직입니다. 이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이라고 불러요. DMN은 휴식 상태에서 활성화되는데, 멍을 때리는 동안 사람들은 과거 경험을 회상하기도 하고, 미래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요. 호기심이 이 DMN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지속해서 발표되고 있습니다. 상상력이 발현되는 곳이라는 얘기도 많이 해요. 호기심을 갖게 되면 DMN이 자극을 받는데 이러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DMN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기억과 경험이 연결돼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성된다는 겁니다. 즉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혹은 자유로운 상상을 하거나, 호기심 가득한 생각을 할 때 우리의 뇌가 신기하게도 활발히 활동(?)하게 되고 이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거예요.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연구가 있습니다. 전문 작가 98명, 물리학자 87명을 대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를 기록하라고 한 조사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직장에서 일할 때 나타났지만, 가장 의미 있는 아이디어의 약 20%가 설거지할 때, 혹은 샤워 등을 할 때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어요.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가 있는데요, 아주 지루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삶을 즐길 경우 창의성은 오히려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너무 지루하고, 할 일이 많고, 바쁘면 우리 뇌가 아이디어를 내는 데 집중할 수 없습니다.

[창업진흥원] 『2024년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동반성장 DAY』 참여 창업기업 모집 안내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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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진흥원에서는 창업기업의 지속 성장 역량 제고를 위한 공공구매 상담회, 창업 멘토링, 제품·서비스 전시회, 동반 성장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2024년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동반성장 DAY』를 개최합니다! 이에, 본 행사에서 진행될 ①공공기관 구매상담회, ②창업상담,③제품 전시에 참여를 희망하는 (예비)창업기업을 모집합니다. <2024년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 개요> ■ 일시 : '24. 11. 20.(수) 13:00 - 17:00 ■ 장소 : 창업진흥원 본원(세종) ■ 대상 : (예비)창업자 및 기창업자, 유관기관, 지역주민 등 창업에 관심있는 누구나! ■ 세부 프로그램 : - 명사특강 : 기업가 정신, 2025년 트렌드 코리아를 주제로 특강 운영 [연사 : 대박드림스 이동국 대표] - 공공구매상담회 : 공공기관·지자체 구매 담당자와 1:1 매칭을 통한 구매 상담 운영 - 창업 상담(컨설팅) : BM·MVP 등 초기 창업 컨설팅, 투자, IP, 세무·회계 등 1:1 컨설팅 운영 - 제품·서비스 전시 : 구매 담당자 및 참관객 대상 제품·서비스 전시 기회 제공 - 팝업스토어·체험 : 대전·세종·충청 지역 기업 및 사회적 기업 제품 판매, 체험 기회 제공 ■ 모집기간 : 공공구매상담회, 창업상담, 전시 참여 희망 기업 모집 ~11.8.(금) ※ 1:1 매칭은 창업기업과 공공기관의 수요 등을 고려하여 진행될 예정으로, 매칭 슬랏이 마감되는 경우 매칭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신청·접수 : https://moaform.com/q/4fROU5 ■ 문의처 : esg@kised.or.kr, 044-410-1637 (예비) 창업기업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CES 2025 앞두고 알아야 할 기술, 양자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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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기술박람회, CES 2025가 슬슬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이 조금씩 언론에 등장하고 있어요. 최근 샤피로 회장은 자신의 링크드인에 CES 2025 준비 상황을 짧게 언급했습니다. 그의 글 중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이었어요. 처음으로 양자컴퓨팅과 관련된 콘퍼런스 트랙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양자역학,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내용을 미라클레터에서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CES 2025를 앞두고 알고 가면 좋을 최신 양자기술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특히 유엔총회는 내년, 즉 2025년을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어요. 1925년 하이젠베르크가 양자역학에 대한 해석과 관련된 논문을 처음 발표했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 때 슈뢰딩거가 ‘슈뢰딩거 방정식’을 발견했습니다. 그로부터 딱 100년이 지난 해가 바로 내년이기 때문이에요. 주말을 하루 앞둔 금요일! 공상과학(SF) 소설 읽듯이 편히 살펴봐 주셔요. 그럼 시작합니다. Today's index 미국의 중국 견제, 양자기술 기술 흐름의 다음 단계, 양자 성큼 다가온 양자통신 상용화 모닝 브리핑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올해 중국이 공개한 양자컴퓨터 JIUNZHANG2.0의 모습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큰 양자컴퓨터라고 중국은 이야기합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기초연구, 응용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요. 세계를 이끌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진=중국과학기술대학] 미국의 중국 견제 AI, 그리고 양자 컴퓨터 3일 전입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공지능(AI)이 포함된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투자 제한 규칙을 발표했어요. AI를 포함해 대표적인 기술 두 가지가 보입니다. 하나는 반도체 분야, 다른 하나가 바로 ‘양자컴퓨터’에요. AI는 수긍이 갑니다. AI가 이미 세상을 바꾸고 있으니까요. 많이 듣긴 했는데, 아직 상용화와는 거리가 있는 양자컴퓨터 기술을 미국은 왜 경계하는 것일까요. 특히 중국은 양자컴퓨터와 같은 양자 기술 분야에서 과거 기념비적인 성과를 쏟아낸 이력이 있습니다. 그만큼 양자 기술에 있어서 중국은 ‘선진국’으로 분류되고 있기도 합니다. 여하튼, 이번 규칙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을 비롯해 시민, 영주권자 등은 양자 기술과 관련해 중국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중국의 양자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수 없게 된 거죠. 미국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줄 때도 중국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러한 일을 하려면 미국 재무부에 사전 보고를 해야 한다고 해요. 미국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중국의 군사, 감시, 사이버 보안 인프라를 궁극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양자 기술에 대한 중국의 진전을 억제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요, 대체 양자 기술이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키길래 이러한 조치를 하는 것일까요. 양자기술은 양자역학을 이용한 기술로 보시면 됩니다. 양자역학이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의 움직임을 보는 학문이에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물체의 움직임은 설명이 가능합니다. 현재 저 차의 속도가 20km/h 니까 5시간 뒤에는 100km를 이동하겠구나(s=vt), 와 같은 간단한 계산부터 시작해서 가속도, 질량 등을 알면 힘도 구할 수 있어요. F=ma에서 시작되는 방정식을 활용하면 행성의 운동, 은하의 운동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 분자와 같은 세계에서는 F=ma라는 진리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대신 ‘불확실성’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양자역학의 세상이 열리게 됩니다. 이미 양자역학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스마트폰을 비롯해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모두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이 없었다면 반도체도, 스마트폰도, AI도 없었을 거예요. 이제 양자역학은 새로운 분야로 튀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양자컴퓨터입니다. 미국 렌셀레어폴리테크닌대학교에 설치된 IBM의 양자컴퓨터 입니다. 신비로워요. [사진=IBM] 기술 흐름의 다음단계, 양자 과학자, 공학자를 만나면 저는 항상 물어봅니다. “AI 그다음 기술은 무엇일까요?” 상당수 전문가 분들은 양자컴퓨터를 꼽습니다. 기술 흐름의 다음 단계로 양자컴퓨터가 구현된다는 얘기인데요. 짧게 정리하면, 양자역학이 정립되기 이전에 우리는 전자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없었습니다. 양자역학이 정립되면서 반도체는 물론 다양한 전자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발생합니다. 이 데이터가 쌓이고, 컴퓨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비로소 AI 시대에 들어섭니다. 다만 AI 시대는 한계가 있어요. 바로 ‘컴퓨팅 파워’입니다. 더 좋은 AI를 만들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그리고 더 정교하게 분석해야만 합니다. 빅테크 기업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엔비디아의 GPU를 확보하려는 이유에요. 이 싸움에 끝은 없습니다. 현재 기술로는요. 누가 더 많은 GPU를 확보하느냐의 싸움이에요. 이러한 상황에 ‘돌파구(Breakthrough)’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양자컴퓨터입니다. 즉 인간이 지금껏 쌓아온 기술이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면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기술적 진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어 볼게요. 현재 자율주행은 특정 지역에서 수많은 훈련을 받아야만 운행이 가능합니다.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수많은 테스트가 필요해요. 역시 데이터 처리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도로의 폭이 조금만 달라져도, 신호등의 모습이 달라져도, 어두워져도, 자율주행차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현재 기술로 이를 자유자재로 처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AI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이려면 많은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해야만 합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비트’가 아닌 ‘큐비트’를 기본 단위로 합니다. 양자역학에서는 0도 아니고, 1도 아닌 ‘중첩’이라는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이를 활용하면 동시에 더 많은 계산이 가능하고, 결국 슈퍼컴퓨터가 몇만년에 할 수 있는 계산을 단 몇 초 만에 풀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는 이해를 돕기 위한 아주 단순화된 설명입니다. 양자컴퓨터를 연구하시는 분들께 여쭤보면 큐비트의 중첩이 전부가 아니라고 합니다만. 양자컴퓨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상덕 기자가 쓴 양자컴퓨터의 미래에 대한 레터를 읽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부연 설명해 드리면 큐비트는 중첩이라는 현상을 활용해 수많은 경우의 수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 자체가 확률을 기반으로 합니다(이렇게 표현하는 게 그나마 가장 이해가 쉬워 보입니다. 과학자분들, 너무 단순화했다고 뭐라 하지 말아주세요🙇). 결정된 값을 내놓는 게 아닌 수많은 확률을 던질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낮은 확률은 제거합니다. 즉 계산 결과 중 오답일 가능성이 큰 것을 떨어트릴 수 있죠. 여기까지 정리하다 보니 현재 AI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양자컴퓨터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늘리는 연구를 중심으로 구글, IBM 등의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이 만든 양자컴퓨터는 연구용으로 전 세계 수많은 연구자가 활용을 하고 있어요. IBM의 양자컴퓨터를 연구해본 교수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금은 양자컴퓨터라는 게 슈퍼컴퓨터보다 대단하다, 라고 말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어떠한 특정한 문제에서 컴퓨터를 뛰어넘는 결과를 보이는 상황이랄까요. AI도 알파고 이후 몇 년간 이를 활용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쉽지 않았잖아요. 양자컴퓨터도 마찬가지라 봐요. 아직은 더 개발되어야 하고, 더 많은 진보가 필요합니다.” 최근 성과는 다양합니다. 알파폴드처럼 신약 후보 물질 발굴을 위한 양자컴퓨터 접근을 위한 연구부터 딥마인드도 포기한 전력망 효율화에 양자컴퓨터가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현재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RSA 암호를 풀었다는 연구 등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IBM은 올해 4월, 대학 캠퍼스에 최초로 양자컴퓨터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양자역학을 얘기하면 아인슈타인을 빼놓을 수 없어요. 그는 양자역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양자역학이 가진 '확률적 성질'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양자역학이 '완전한 이론'이 아니라고 여겼고,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와 같은 양자역학의 대가들과 논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남긴 광양자설(광자의 개념), 빛의 파동-입자 이중성 등은 모두 양자역학의 기초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림=챗GPT] 성큼 다가온 양자통신 상용화 지난 2016년, 중국이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시험 위성 ‘묵자’를 발사합니다. 당시 중국의 ‘양자 굴기’라는 표현이 유행했는데요. 지상에서 레이저로 보낸 양자 정보를 위성이 받아 다른 지상국으로 보내고, 이 과정에서 양자 암호를 직접 생성하는 방식의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양자암호라는 게 무작위로 생성될 뿐 아니라 송신자, 수신자 외에는 정보를 읽을 수도 없어요. 해킹을 시도하면 양자 정보가 깨지면서 해킹 시도가 발각됩니다. 따라서 군사적 목적으로 양자통신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중국이 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2017년, 묵자 위성을 이용해 1200km 떨어진 두 개의 지상관측소에 양자정보를 전달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 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는데요, 이 기술을 짧게 설명해 볼게요. 양자통신은 빛 알갱이, 즉 ‘광자’에 정보를 전달해서 보내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광자는 두 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양자역학! 서로 다른 곳에 있는 광자는 서로 ‘얽힘’ 상태를 만들 수 있는데요, 한쪽의 광자 상태를 변화시키면, 다른 곳에 있는 광자도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얽힘 현상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요.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수 km, 수백 km 떨어진 곳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실험이 꾸준히 있었습니다. 2017년, 묵자 위성은 무려 1200km나 떨어진 곳에서 양자통신에 성공하면서 이러한 기술이 구현 가능함을 확인합니다. 이 실험을 두고 ‘순간 이동’이라는 표현도 많이 쓰는데요, 이러한 기술이 현실화한다면 우주여행을 하는 우주선과 지구의 통신에서 발생하는 ‘시간 차이’도 상당히 극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말할 것도 없고요. 2021년 중국은 묵자 위성을 이용, 무려 4600km에 걸쳐 양자통신을 구현하는 데 성공해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주목할만한 성과는 도심 지역에서 양자통신을 시연한 성과를 꼽을 수 있어요. 미국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사이의 약 35km 거리에서 중첩된 광자를 보내고 받는 데 성공한 것인데요, 이번 연구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참여한 만큼 주목을 받았습니다. 연구 내용을 짧게 살펴볼게요. 연구진은 케임브리지, 보스턴 지역을 잇는 약 35km 거리의 ‘상용 광통신망’을 이용합니다. 이 통신망을 이용해 광자를 보낸 거예요. 기존에도 1000~2000km 전송할 수 있었는데 35km가 왜 의미가 있냐라고 반문하실 것 같아요. 저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묵자에서 수행한 연구는 암호통신에 쓰는 비밀키를 나눠 갖는지를 확인하는 연구입니다.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연구에요. 이번 연구가 의미 있는 것은 양자상태를 잘 나눠 갖는 통신을 했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즉 양자통신을 군사적 목적이 아닌, 도심 속의 광섬유를 이용해 일상생활에서도 쓸 가능성을 확인했다 보시면 됩니다. 물론, 연구진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고 하지만요. 세계 최대 기술박람회, CES 2025가 슬슬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이 조금씩 언론에 등장하고 있어요. 최근 샤피로 회장은 자신의 링크드인에 CES 2025 준비 상황을 짧게 언급했습니다. 그의 글 중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이었어요. 처음으로 양자컴퓨팅과 관련된 콘퍼런스 트랙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양자역학,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내용을 미라클레터에서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CES 2025를 앞두고 알고 가면 좋을 최신 양자기술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특히 유엔총회는 내년, 즉 2025년을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어요. 1925년 하이젠베르크가 양자역학에 대한 해석과 관련된 논문을 처음 발표했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 때 슈뢰딩거가 ‘슈뢰딩거 방정식’을 발견했습니다. 그로부터 딱 100년이 지난 해가 바로 내년이기 때문이에요. 주말을 하루 앞둔 금요일! 공상과학(SF) 소설 읽듯이 편히 살펴봐 주셔요. 그럼 시작합니다. Today's index 미국의 중국 견제, 양자기술 기술 흐름의 다음 단계, 양자 성큼 다가온 양자통신 상용화 모닝 브리핑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올해 중국이 공개한 양자컴퓨터 JIUNZHANG2.0의 모습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큰 양자컴퓨터라고 중국은 이야기합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기초연구, 응용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요. 세계를 이끌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진=중국과학기술대학] 미국의 중국 견제 AI, 그리고 양자 컴퓨터 3일 전입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공지능(AI)이 포함된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 자본의 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투자 제한 규칙을 발표했어요. AI를 포함해 대표적인 기술 두 가지가 보입니다. 하나는 반도체 분야, 다른 하나가 바로 ‘양자컴퓨터’에요. AI는 수긍이 갑니다. AI가 이미 세상을 바꾸고 있으니까요. 많이 듣긴 했는데, 아직 상용화와는 거리가 있는 양자컴퓨터 기술을 미국은 왜 경계하는 것일까요. 특히 중국은 양자컴퓨터와 같은 양자 기술 분야에서 과거 기념비적인 성과를 쏟아낸 이력이 있습니다. 그만큼 양자 기술에 있어서 중국은 ‘선진국’으로 분류되고 있기도 합니다. 여하튼, 이번 규칙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을 비롯해 시민, 영주권자 등은 양자 기술과 관련해 중국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중국의 양자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수 없게 된 거죠. 미국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줄 때도 중국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러한 일을 하려면 미국 재무부에 사전 보고를 해야 한다고 해요. 미국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중국의 군사, 감시, 사이버 보안 인프라를 궁극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양자 기술에 대한 중국의 진전을 억제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요, 대체 양자 기술이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키길래 이러한 조치를 하는 것일까요. 양자기술은 양자역학을 이용한 기술로 보시면 됩니다. 양자역학이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의 움직임을 보는 학문이에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물체의 움직임은 설명이 가능합니다. 현재 저 차의 속도가 20km/h 니까 5시간 뒤에는 100km를 이동하겠구나(s=vt), 와 같은 간단한 계산부터 시작해서 가속도, 질량 등을 알면 힘도 구할 수 있어요. F=ma에서 시작되는 방정식을 활용하면 행성의 운동, 은하의 운동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 분자와 같은 세계에서는 F=ma라는 진리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대신 ‘불확실성’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양자역학의 세상이 열리게 됩니다. 이미 양자역학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스마트폰을 비롯해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모두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이 없었다면 반도체도, 스마트폰도, AI도 없었을 거예요. 이제 양자역학은 새로운 분야로 튀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양자컴퓨터입니다. 미국 렌셀레어폴리테크닌대학교에 설치된 IBM의 양자컴퓨터 입니다. 신비로워요. [사진=IBM] 기술 흐름의 다음단계, 양자 과학자, 공학자를 만나면 저는 항상 물어봅니다. “AI 그다음 기술은 무엇일까요?” 상당수 전문가 분들은 양자컴퓨터를 꼽습니다. 기술 흐름의 다음 단계로 양자컴퓨터가 구현된다는 얘기인데요. 짧게 정리하면, 양자역학이 정립되기 이전에 우리는 전자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없었습니다. 양자역학이 정립되면서 반도체는 물론 다양한 전자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발생합니다. 이 데이터가 쌓이고, 컴퓨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비로소 AI 시대에 들어섭니다. 다만 AI 시대는 한계가 있어요. 바로 ‘컴퓨팅 파워’입니다. 더 좋은 AI를 만들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그리고 더 정교하게 분석해야만 합니다. 빅테크 기업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엔비디아의 GPU를 확보하려는 이유에요. 이 싸움에 끝은 없습니다. 현재 기술로는요. 누가 더 많은 GPU를 확보하느냐의 싸움이에요. 이러한 상황에 ‘돌파구(Breakthrough)’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양자컴퓨터입니다. 즉 인간이 지금껏 쌓아온 기술이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면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기술적 진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어 볼게요. 현재 자율주행은 특정 지역에서 수많은 훈련을 받아야만 운행이 가능합니다.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수많은 테스트가 필요해요. 역시 데이터 처리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도로의 폭이 조금만 달라져도, 신호등의 모습이 달라져도, 어두워져도, 자율주행차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현재 기술로 이를 자유자재로 처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AI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이려면 많은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해야만 합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비트’가 아닌 ‘큐비트’를 기본 단위로 합니다. 양자역학에서는 0도 아니고, 1도 아닌 ‘중첩’이라는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이를 활용하면 동시에 더 많은 계산이 가능하고, 결국 슈퍼컴퓨터가 몇만년에 할 수 있는 계산을 단 몇 초 만에 풀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는 이해를 돕기 위한 아주 단순화된 설명입니다. 양자컴퓨터를 연구하시는 분들께 여쭤보면 큐비트의 중첩이 전부가 아니라고 합니다만. 양자컴퓨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상덕 기자가 쓴 양자컴퓨터의 미래에 대한 레터를 읽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부연 설명해 드리면 큐비트는 중첩이라는 현상을 활용해 수많은 경우의 수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 자체가 확률을 기반으로 합니다(이렇게 표현하는 게 그나마 가장 이해가 쉬워 보입니다. 과학자분들, 너무 단순화했다고 뭐라 하지 말아주세요🙇). 결정된 값을 내놓는 게 아닌 수많은 확률을 던질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낮은 확률은 제거합니다. 즉 계산 결과 중 오답일 가능성이 큰 것을 떨어트릴 수 있죠. 여기까지 정리하다 보니 현재 AI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양자컴퓨터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늘리는 연구를 중심으로 구글, IBM 등의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이 만든 양자컴퓨터는 연구용으로 전 세계 수많은 연구자가 활용을 하고 있어요. IBM의 양자컴퓨터를 연구해본 교수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금은 양자컴퓨터라는 게 슈퍼컴퓨터보다 대단하다, 라고 말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어떠한 특정한 문제에서 컴퓨터를 뛰어넘는 결과를 보이는 상황이랄까요. AI도 알파고 이후 몇 년간 이를 활용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쉽지 않았잖아요. 양자컴퓨터도 마찬가지라 봐요. 아직은 더 개발되어야 하고, 더 많은 진보가 필요합니다.” 최근 성과는 다양합니다. 알파폴드처럼 신약 후보 물질 발굴을 위한 양자컴퓨터 접근을 위한 연구부터 딥마인드도 포기한 전력망 효율화에 양자컴퓨터가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현재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RSA 암호를 풀었다는 연구 등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IBM은 올해 4월, 대학 캠퍼스에 최초로 양자컴퓨터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양자역학을 얘기하면 아인슈타인을 빼놓을 수 없어요. 그는 양자역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양자역학이 가진 '확률적 성질'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양자역학이 '완전한 이론'이 아니라고 여겼고,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와 같은 양자역학의 대가들과 논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남긴 광양자설(광자의 개념), 빛의 파동-입자 이중성 등은 모두 양자역학의 기초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림=챗GPT] 성큼 다가온 양자통신 상용화 지난 2016년, 중국이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시험 위성 ‘묵자’를 발사합니다. 당시 중국의 ‘양자 굴기’라는 표현이 유행했는데요. 지상에서 레이저로 보낸 양자 정보를 위성이 받아 다른 지상국으로 보내고, 이 과정에서 양자 암호를 직접 생성하는 방식의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양자암호라는 게 무작위로 생성될 뿐 아니라 송신자, 수신자 외에는 정보를 읽을 수도 없어요. 해킹을 시도하면 양자 정보가 깨지면서 해킹 시도가 발각됩니다. 따라서 군사적 목적으로 양자통신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중국이 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2017년, 묵자 위성을 이용해 1200km 떨어진 두 개의 지상관측소에 양자정보를 전달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 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는데요, 이 기술을 짧게 설명해 볼게요. 양자통신은 빛 알갱이, 즉 ‘광자’에 정보를 전달해서 보내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광자는 두 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양자역학! 서로 다른 곳에 있는 광자는 서로 ‘얽힘’ 상태를 만들 수 있는데요, 한쪽의 광자 상태를 변화시키면, 다른 곳에 있는 광자도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얽힘 현상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요.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수 km, 수백 km 떨어진 곳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실험이 꾸준히 있었습니다. 2017년, 묵자 위성은 무려 1200km나 떨어진 곳에서 양자통신에 성공하면서 이러한 기술이 구현 가능함을 확인합니다. 이 실험을 두고 ‘순간 이동’이라는 표현도 많이 쓰는데요, 이러한 기술이 현실화한다면 우주여행을 하는 우주선과 지구의 통신에서 발생하는 ‘시간 차이’도 상당히 극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말할 것도 없고요. 2021년 중국은 묵자 위성을 이용, 무려 4600km에 걸쳐 양자통신을 구현하는 데 성공해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주목할만한 성과는 도심 지역에서 양자통신을 시연한 성과를 꼽을 수 있어요. 미국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사이의 약 35km 거리에서 중첩된 광자를 보내고 받는 데 성공한 것인데요, 이번 연구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참여한 만큼 주목을 받았습니다. 연구 내용을 짧게 살펴볼게요. 연구진은 케임브리지, 보스턴 지역을 잇는 약 35km 거리의 ‘상용 광통신망’을 이용합니다. 이 통신망을 이용해 광자를 보낸 거예요. 기존에도 1000~2000km 전송할 수 있었는데 35km가 왜 의미가 있냐라고 반문하실 것 같아요. 저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묵자에서 수행한 연구는 암호통신에 쓰는 비밀키를 나눠 갖는지를 확인하는 연구입니다.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연구에요. 이번 연구가 의미 있는 것은 양자상태를 잘 나눠 갖는 통신을 했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즉 양자통신을 군사적 목적이 아닌, 도심 속의 광섬유를 이용해 일상생활에서도 쓸 가능성을 확인했다 보시면 됩니다. 물론, 연구진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고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