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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지 않은 이별, '화장(火葬)' 대신 '수분해장' 새창으로 읽기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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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훗날, 자신의 ‘육신(肉身)’이 어떻게 처리되길 바라세요? 기분 좋은 금요일 아침부터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난해 말 ‘특이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을 알게 됐습니다. ‘수분해장(Aquamation)’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었는데요. 내용을 듣자마자 관련 내용을 구독자님들께 꼭 소개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달, 드디어 이 스타트업 대표님을 만나게 됐고, 수분해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과거에 동물(사람 포함)이 죽으면 땅에 묻었습니다. 최근에는 ‘화장(火葬)’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화장이 가진 단점이 있어요. 탄소배출이 많고, 화장을 위한 화장장을 짓기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다른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물로 화장하는 수분해장이 대안으로 떠오릅니다.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최근 이를 사람으로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산업의 태동기라고 봐야 할까요. 이번 레터에서는 수분해장이 더 보편화되기 전에, 수분해장이 무엇인지, 해외 시장 상황은 어떤지 빠르게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스타트업 대표의 인터뷰도 담았습니다😁. Today's index 물로 화는 화장, 수분해장이란 투투 대주교 "내가 죽거든..." 네오메이션 인터뷰 화장절벽에 대응하라 모닝브리핑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미국 수분해장 기업 리소메이션의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는 수분해 장비입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수분해장이 합법화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22년 동물 사체를 수분해가 허용 됐고요. [사진=리소메이션] 물로 하는 화장 수분해장 수분해장은 ‘화장’처럼 동물의 사체에서 뼈를 분리해 내는 기술입니다. 다만 ‘불’이 아닌 ‘물(水)’을 이용해요. 이게 가능하냐고요. 네 가능합니다. 수분해장 기술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부터 하고 가겠습니다. 수분해는 ‘알칼리 가수분해(Alkaline Hydrolysis)’라고도 합니다. ‘알칼리’는 물에 녹았을 때 ‘염기성’을 나타내는 물질이에요. 중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나시죠? 물에 녹아 ‘수산화이온(OH-)’을 생성하는 물질을 의미합니다. 비누 제조에 사용되는 수산화나트륨, 청소 용액에 사용되는 암모니아수 등이 모두 알칼리를 사용한 물질로 볼 수 있어요. ‘가수분해’란 물 분자가 어떤 물질의 화학 결합을 끊어 분해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정리하면 수분해란 ‘염기성 물질을 이용해 물질을 분해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동물의 사체를 알칼리 용액(주로 수산화칼륨입니다)에 담그고 고온(90~150도) 환경에 몇 시간 동안 처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수분해 반응이 일어납니다. 단백질과 지방 등이 분해되면서 아미노산, 소금, 지방산 등으로 분해됩니다. 뼈를 제외한 ‘유기물’은 액체로 변하게 돼요. 뼈는 하얀색의 미세한 가루로 남는데 건조 후 유골로 수습됩니다. 화장이 끝나면 재를 털어내고 유골만 모으듯, 수분해가 끝나면 물은 걸러지고 뼛가루만 남습니다. 이 물은 비료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물을 이용해 사체를 분해하는 만큼 화장과 비교했을 때 탄소 배출량이 적습니다. 최대 96% 이상 탄소배출이 적다는 보고도 있어요. ‘전력을 사용하니 어차피 탄소는 발생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실 것 같아요. 맞습니다. 다만 ‘고온’의 온도가 필요한 화장과 비교하면 필요한 전력량은 최소 5분의 1에서 10분의 1까지 적다고 합니다. 친환경적인 수분해장(아쿠아메이션) 화장이 전체 탄소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전체 탄소 배출량의 0.02% 정도라 하는데요. ‘화장의 탄소배출량이 이리 적은데 굳이 바꿀 필요 있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화장 시 발생하는 탄소량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신 한 구를 화장할 때 약 160kg의 탄소가 배출됩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휘발유 차량 900km를 운행했을 때 발생하는 탄소량과 맞먹습니다. 화장은 무엇보다 화장하는 장소, 즉 화장장이 필요한데 탄소배출도 많고, 악취 등의 문제로 여러 국가에서 상당히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인근에 화장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지역 주민들이 반길 리도 없고요. ‘매장하는 방식은 탄소 배출이 없겠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땅이 좁은 나라에서 매장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처럼 땅이 넓은 나라도 마찬가지예요. 시체를 방부 처리하는데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독성 물질이 사용되는데 이것이 수년간 토양에 남아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매년 사체 매장으로 미국에서는 분해되지 않는 재료 약 9만t, 콘크리트 160만t이 묘지에 묻히고 있다고 해요. 또한 관을 만드는데 많은 나무가 쓰이는 만큼 환경친화적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남아공 투투 대주교는 자신이 죽었을 때 수분해장을 해달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수분해장이 가장 환경 친화적인 방식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그가 죽은 뒤 수분해장이 치러졌고, 수분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집니다. [사진=위키] 투투 대주교 "내가 죽거든" 물을 이용해 사체를 분해하려는 시도가 최근 일은 아닙니다. 첫 번째 특허는 무려 1888년에 등록이 됐는데요. 당시 특허를 살펴보면 뼈와 동물 폐기물, 또는 폐기물을 처리해 비료에 적합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1994년 미국 올버니 의과대학의 피터 웨버 교수와 고든 카예 박사가 이 기술을 ‘현대화’합니다. 이들은 WR2라는 기업을 만든 뒤 동물용 알칼리 가수분해 기계에 대한 특허를 받았는데요. 동물의 유해를 안전하게 처리해 질병의 확산을 막는 목적으로 설계됐어요. 2005년 WR2는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있는 ‘메이요 클리닉’에서 상업적으로 사용된 최초의 인체 알칼리 가수분해 기계, 즉 인체 수분해장 기계를 개발해 판매했습니다. 메이요 클리닉은 현재 해부학과에 기증된 시체를 폐기할 때 수분해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시체를 ‘수분해’한다는 게 생소하던 시절이었습니다. WR2는 2006년 파산하고 말았는데, WR2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조 윌슨이 미국에 자신의 회사인 ‘바이오 리스폰스 솔루션’이라는 기업을 만듭니다. 바이오 리스폰스 솔루션은 현재 가수분해를 이용해 실험실 폐기물을 처리, 전염병에 걸려 폐사한 동물 처리, 인체 수분해장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영국의 리소메이션, 호주의 아쿠아메이션 인더스트리 등의 기업들이 2000년대 후반 설립되면서 수분해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투투대주교 이후 이런 생각이 드셨을 것 같아요. ‘이게 과연 법적으로 가능할까.’ ‘이를 규정하는 법이 있었을까.’ 네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기업도 설립하고, 장비를 만든 뒤 인체 수분해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시체를 다뤄야 하다 보니 법이 허락하지 않으면 수분해장을 치를 수 없어요. 일반적으로 동물 사체 처리를 중심으로 수분해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람과 관련해서는 2011년, 미국 미네소타주가 처음으로 합법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미국의 36개 주가 이를 허용하고 있어요. 캐나다는 2015년 이후부터 일부 주에서 허용이 됐습니다. 네덜란드는 2023년에 시작이 됐고요. 아시아의 경우는 대만(2021년), 싱가포르(2022년) 등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인체 대상 수분해장 허용은 2022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투투 대주교’가 이를 선택했기 때문이에요. 저명한 종교 지도자이자 인권 운동가였던 그는 남아공 최초의 흑인 성공회 주교이기도 한데요.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남아공의 자유화, 민주화에 이바지한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환경보호론자였던 그는 자신이 죽고 난 뒤에 수분해장을 치러달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남아공에서는 2020년 인체 수분해장 시설이 케이프타운에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법에 따르면 인체 처리와 관련해서는 매장, 화장만 다루고 있다고 해요. 규정이 아예 없는 거죠. 투투 대주교의 유언대로 그의 유해는 화장이 아닌 수분해장으로 처리됩니다. 이것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수분해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많아요. 실제로 영국, 네덜란드, 취리히 등 유럽 여러 국가는 투투 대주교가 수분해장을 선택한 이후 서둘러 제도 정비에 나섭니다. 현재 미국에서 인체 수분해장은 전체 화장 시장의 약 2%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인체 수분해장이 일찍 합법화된 플로리다의 경우 비율은 7%를 넘어갔습니다. 캘리포니아는 5%(2020년 합법) 정도 차지하고 있고요. 캐나다는 약 3% 가량(2022년 일부 주 합법) 통계가 잡히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전망이 많은데 대략 2035년에는 수분해장이 전체 화장의 약 10%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 만큼 앞으로 조금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인간 대상 수분해 가격은 화장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미국 기준으로 아쿠아메이션에 걸리는 시간은 약 4~8시간으로 화장(1~3시간)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고 하네. 수분해장을 포함한 친환경 장례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5억9560만 달러, 2030년까지 연평균 8.1%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SK와이더밴, 리얼네트웍스 등에서 근무했던 박양세 네오메이션 대표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업을 하던 중 수분해장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누구도 시도하지 않고 있던 사업에 뛰어든 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네오메이션 박양세 대표 인터뷰 현재 한국에서 수분해장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이름은 ‘네오메이션’입니다. 네오메이션 박양세 대표님을 만나 수분해장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를 인터뷰 형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원호섭 기자 = 현재 수분해장 산업, 어떤 단계로 보면 될까요. 👨‍🚀박양세 대표 = 초기 단계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미국 일부 주에서는 2010년대부터 진행이 됐지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22년 남아공 투투 대주교 서거 이후에요. 유럽, 호주, 일본,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가 최근 들어서 인체 수분해장을 허용하고 있고요. 한국은 2022년에 동물 수분해장이 처음 허용되면서 이 시장이 태동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 기자 = 네오메이션은 동물 시장에서 수분해장을 도입하려는 거죠? 👨‍🚀박 대표 = 네 맞습니다. 현재 국내 기준, 연간 반려동물 사체 수는 약 70만구 정도 됩니다. 국내 75개 화장 장묘업체가 처리할 수 있는 캐퍼는 55만구이고요. 이밖에도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당하는 사체 수는 13만구, 실험동물 사체 처리 수 499만구(2023년 기준) 정도 돼요. 전염병에 걸려 땅속에 매장해야 하는 가축 수는 16만구(최근 3년) 정도 되고요. 이 시장에 먼저 진출해서 수분해장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원 기자 =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으면 일반적으로 화장을 하나요. 👨‍🚀박 대표 = 네 그렇죠. 하지만 뒷산에 묻거나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국내 반려동물 화장 비율이 10%가 채 되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으니까요. 이럴 수밖에 없는 게, 전국적으로 장묘시설이 상당히 부족하기도 하고 접근성도 떨어집니다. 규제가 까다로운 만큼 더 짓기도 어려운 상황이고요. 수분해장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는 반려동물 수분해장이 상당히 많이 진척됐고요. 🧐원 기자 = 전염병에 걸려 살처분된 동물도 수분해 처리가 가능한가요 👨‍🚀박 대표 = 그럼요. 중요한 점은 조류독감과 같은 전염병이 유행하게 되면 해당 지역에 있는 동물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킬 수 없어요. 미국은 자동차로 수분해 설비를 싣고 그 지역으로 들어가서 수분해를 진행해요. 수분해는 이러한 설비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동물 사체 처리가 가능하죠. 🧐원 기자 = 현재 반려동물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신 거죠? 👨‍🚀박 대표 = 네 맞습니다. 곧 프로토타입 제작이 마무리될 것 같아요. 설비 시연을 한 뒤에 올해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반려동물 수분해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 기자 = 전 세계적으로도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하면 장비도 직접 개발하시나요? 👨‍🚀박 대표 = 바이오리스폰스 솔루션과 같은 기업들이 장비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는 데 문제가 있더라고요. 장례 문화가 우리와 상당히 달랐어요. 🧐원 기자 = 어떤 점이요? 👨‍🚀박 대표 = 인체 수분해의 경우 시신 1구가 독립적으로 4시간 정도가 소요되어서 특별히 이슈가 없는 반면, 반려동물의 경우 약 24구의 사체가 동시에 장치에 안치되어서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의 처리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였어요. 🧐원 기자 = 우리는 화장장에서 개별적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운 거죠? 👨‍🚀박 대표 = 네 맞아요. 그래서 미국 기업에 “우리 실정에 맞는 장비를 커스터마이징해줘” 라고 하니,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소량의 물량을 위해 별도의 R&D와 설계 변경을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고요.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로 했어요. 과거 가수분해 기술개발에 참여했던 분, 하드웨어 엔지니어 등과 함께 미국 장비보다 더 경쟁력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어요. 수분해 장비는 차로 싣고 이동이 가능합니다. 위 사진처럼요. 가축 사이에서 전염병이 발발했을 때, 수분해 장비를 보내 처리할 수 있다고 해요. [사진=바이로리퀴데이터, 바이오리스폰스] 화장 절벽에 대응하라 🧐원 기자 = 국내에서 인체 수분해장, 가능할까요. 전 세계가 슬슬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정부도 생각을 안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박 대표 = 여러 부처에서도 고민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가장 큰 이유가 ‘화장 절벽’입니다. 현재 국내 화장장이 처리할 수 있는 화장자 수는 약 34만명 정도에요. 그런데 2028년 화장 수요가 35만명을 넘어선다고 합니다. 🧐원 기자 = 이유가 있을까요. 👨‍🚀박 대표 = 고령화가 원인이고요. 화장장을 짓기 위한 법적 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워요. 특히 화장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새로운 화장장을 짓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지금도 화장장을 구하지 못해 삼일장이 아닌 사일장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미 포화 상태에 들어섰어요. 🧐원 기자 = 수분해 설비가 개발되고, 인체 처리도 허용이 된다면 기존 화장장에 설비가 들어가는 것일까요. 👨‍🚀박 대표 =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화장장에 추가될 수도 있고, 대형 병원 장례식장에서 직접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수분해장 설비의 경우 유해 물질, 악취 등의 배출이 거의 없는 만큼 화장장보다는 덜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저희가 현재 구성하고 있는 수분해장 설비는 모든 과정을 로봇이 일하는 무인 환경으로 구성해서 공간이나 인력에 제한 없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요. 🧐원 기자 = 인식의 전환도 필요할 것 같아요. 👨‍🚀박 대표 = 1990년대만 해도 화장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당시 SK 최종현 회장께서 ‘자신이 죽으면 화장해 달라’라는 유언을 남기셨고, 실제로 화장을 했습니다. 이후 사회적 인식이 빠르게 변하면서 현재 한국의 화장 비율은 90%를 넘어섰어요. 수분해장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투 대주교의 유언 이후 여러 국가가 수분해장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합법화를 하고 있으니까요.

AI가 만드는 이미지 어디까지 왔나 (ft. 어도비)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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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index 어도비의 전략변화 어도비의 역사 오픈AI와 구글의 이미지 생성AI 모닝브리핑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어도비는 매년 3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어도비 서밋을 엽니다 <어도비> 어도비 서밋 2025 어도비 전략에 변화 생겼나 매년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 행사 중 하나인 어도비 서밋을 개최하는 ‘어도비(Adobe)’. 어도비는 포토샵, 프리미어 등 창작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크리에이티브 사업 부문과 디지털 마케팅 사업을 하는 경험 부문으로 나눠져있는데요. 크리에이티브 사업부문이 개인, 개인사업자,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 등 크리에이터들이 주 고객이라면, 경험 부문은 개인사업자,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 등 B2B 고객이 중심에 있습니다. 올해 '어도비 서밋 2025'는 크리에이티브보다는 경험부문에 좀더 무게가 실린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케팅 도구로 쓸 수 있는 AI 에이전트가 주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어도비의 AI생성 도구인 파이어플라이도 많은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은 적었습니다. 어도비는 생성형AI 도구를 모아놓은 젠스튜디오를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파이어플라이 API를 공개했어요.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발표는 어도비가 자신들이 만든 파이어플라이 외에도 구글(비오2, 이마젠3)이나 런웨이(런웨이 프레임스) 등 다른 기업들이 만든 모델도 자사의 소프트웨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고객들이 원하면 다른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것. 기존의 자체 개발 모델 중심에서 벗어나 모델을 개방한 것인데요. 어째서 어도비는 이런 발표를하게된 것일까요? 그 전에 어도비라는 기업의 역사를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존 워녹, 찰스 게쉬케 어도비 창업자 <어도비> 누구나 디자이너, 편집자가 된다 어도비가 성공한 비결은 어도비는 1982년 실리콘밸리 로스알토스에서 존 워녹과 찰스 게쉬케 두 사람의 창업자에 의해서 탄생했습니다. 두 사람은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라는 것을 처음 만든 제록스 팔로알토연구소(PARC)에서 일했는데요.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출력’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본 두 창업자들이 회사를 나와서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포스트스크립트’라고 하는 출력을 위한 소프트웨어 표준을 만들었고, 이 표준을 프린터 제조 기업들에게 라이선스로 팔아서 돈을 벌었죠. 특히 시각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어도비를 좋아했었다고 합니다. 최초의 애플 레이저프린터도 어도비의 기술을 사용합니다. 출력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던 만큼 자연스럽게 책의 원고를 컴퓨터에서 수정하고 디자인해, 인쇄까지 하는 데스크탑출판(DTP)와도 어도비의 기술은 확장됩니다. 종이에 출력하는 인쇄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은 자연스럽게 전자문서 표준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는데요. 우리가 정말 많이 쓰고 있는 pdf 파일이라는 것을 만든 회사가 어도비. 어도비는 pdf 를 보는 소프트웨어(어도비 어크로뱃 리더)는 무료로 판매했지만, 이를 수정하는 프로그램에는 돈을 받는 ‘프리미엄(free+premium)’모델을 만들어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매킨토시 용으로 등장한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 아비드 포토샵과 프리미어 프로 어도비를 본격적으로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은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어들이죠. 1987년 일러스트레이터로부터 대역사가 시작되는데요. 어도비는 1988년에는 포토샵을 서비스하기 시작하고, 이후 새로운 제품을 내놓거나 다른 소프트웨어를 인수하는 식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샵 모두 처음에는 애플 맥킨토시용으로만 나옵니다. 컴퓨터로 로고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고성능의 작업은 맥킨토시에서 주로 이뤄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윈도우 기반의 PC가 매킨토시보다 더 많이 팔리면서 어도비는 윈도우용으로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내놓습니다 프로슈머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죠. 직업으로 이미지 작업을 하지는 않지만 전문가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는 개인으로 고객이 점차 확장됩니다. 이런 흐름은 동영상 편집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어도비는 1991년 프리미어를 내놓으면서 비선형편집(Non Linear Edit) 시장에 진출합니다. 동영상 디지털 편집 시장을 처음으로 연 것은 1987년 아비드 테크놀로지스가 만든 맥킨토시용 비디오 편집 소프트웨어였습니다. 기존에 비디오 테이프를 잘라서 붙이는 선형 편집에서 벗어나 디지털의 힘으로 자유자제로 편집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죠. 하지만 이 시장은 전문가들이 지배하는 시장이었고, 아비드의 제품과 애플의 파이널컷이 오랫동안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크리에이터용 동영상 편집 시장은 초심자 시장과 전문가 시장으로 나뉘어져있습니다. <미디아 리서치> 구독모델로 성공적인 전환 2010년대부터는 프리미어 프로가 점차 전문가 시장까지 침투하기 시작하면서 어도비는 동영상 편집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프리미어프로의 성장을 만든 것은 전문가 시장이 아닌 유튜브의 폭발적인 성장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뛰어들면서 프리미어프로의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죠. 현재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프리미어프로의 점유율은 40~50%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어도비가 지금의 시가총액 1715억 달러, 연매출 3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의 등장으로 크리에이티브 툴의 대중화(democratize)가 된 것이 컸습니다. 큰 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개인사업자까지 이미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포토샵 사용자가 늘어났고, 영화나 방송국 종사자가 아닌 유튜버나 스트리머까지 비디오 편집 수요가 늘어나면서 프리미어프로 사용자가 늘어났습니다. 어도비는 처음에는 패키지 모델에서 시작했지만 구독(SaaS)모델로 전환에 성공했고, 사용자 풀이 커지면서 구독수익은 계속 늘어나는 선순환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오픈AI가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업데이트 했어요. <오픈AI> 더 똑똑해진 오픈AI 이미지 생성 크리에이티브 툴의 대중화로 성장을 해온 어도비. 하지만 이미지를 생성하는 AI의 등장은 크리에이티브의 대중화를 넘어 일상화 혹은 커머디티화를 만들고 있어요. 오늘 오픈AI는 챗GPT에 탑재되는 이미지 생성 모델을 ‘디퓨전’기반의 달리에서, ‘자가회귀(Auto Regressive)’기반의 이미지 모델로 바꿨다고 밝혔어요. 새로운 AI 모델은 기존 이미지 생성 AI가 하지 못하던 것을 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네모난 바퀴를 가진 자전거' 같은 것을 그려줘요. 제일 놀라운 것은 정확하게 텍스트를 이미지에 구현하는 능력인데요. 기존 AI에서는 글자가 뭉게지거나 이상한 내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새로운 모델에서는 정확하게 이미지에 생성이됩니다. 오픈AI가 예로 든 것 중 하나는 한식 레스토랑의 메뉴 이미지를 생성한 것인데요. 마치 메뉴를 텍스트로 생성한 후 이것을 이미지에 그려넣은 것처럼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외에도 입력한 프롬프트에 맞춰서 그림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편집을 하는 기능, 배경을 투명하게해서 png 파일로 생성하는 기능 등이 추가됐다고 오픈AI는 설명했어요. 정말 AI가 이런 이미지를 생성 가능할까요? <오픈AI> 구글 이미지에 대응나선 오픈AI 얼마 전 구글도 한단계 진일보한 이미지 생성 AI를 내놨습니다. 바로 제미나이 플래스 2.0 익스페리멘털에 이미지 생성 모델을 내놓은 것 인데요. (AI스튜디오에서만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익스페리멘털은 프롬프트만으로 다양한 이미지 편집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인물의 전신 이미지를 생성했다면, 프롬프트를 통해서 이 이미지의 뒷모습을 그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기존 이미지의 특성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거기서 유추해낼 수 있는 이미지를 추가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익스페리멘털은 이외에도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옷의 색을 바꾸는 등 이미지를 다양하게 편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실 이미지 생성 모델은 각 서비스들이 실사에 가까운 이미지부터 추상이미지, 로고 까지 생성할 수 있게 발전하면서 더 이상 경쟁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오픈AI가 이미지 생성 AI의 장벽이었던 텍스트 입력을 해내고, 구글이 프롬프트를 활용한 편집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한단계 나아가는 모습입니다. 앞모습만 생성해도 측면과 후면까지 회전시켜서 만들어낼수 있습니다 <구글> 기술이 아니라 BM을 가진 자가 승자 어도비는 왜 다른 기업들이 만든 이미지 생성 모델을 받아들인다고 했을까요? 오픈AI와 제미나이가 만드는 이미지 생성 모델의 방향은 무엇일까요? 이건 순수히 제 생각인데요. 이미지 생성 AI는 어도비의 사업모델에 큰 타격을 주는 것도, 그렇다고 매출을 크게 늘려주는 것도 아니라는 판단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자사의 모델인 파이어플라이를 고집하기보다는 다른 기업들의 모델도 허용해서 '어도비 익스프레스'같은 AI 툴 자체의 사용을 늘리는 것이 좋겠다라는 판단을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GPT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모델을 서비스하는 것처럼 이미 플랫폼을 갖춘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오픈AI와 구글도 AI 모델의 기술 자체보다는 이를 어떻게 사용자들이 쉽고 편안하게 사용하게 만들지에 중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서 기존에는 이미지 생성이 필요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계속 사용하게 만들고, 지금의 챗GPT와 제미나이에 계속 묶어놓는 번들 전략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본다면 AI 이미지 생성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은 비즈니스모델을 갖춘 기업들인 것 같습니다. Briefing ※ 붉은 제목을 누르면 상세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구글 제미나이 2.5 프로 공개 구글이 제미나이의 최신 모델인 2.5를 깜짝 공개했어요. 사고능력을 기본적으로 탑재한 모델로 우수한 코딩능력까지 확보. AGI에 도달했는지를 평가하는 벤치마크인 Humanity's Last Exam에서 18.8%를 달성해서 오픈AI의 GPT-4.5 나 클로드 3.7소넷, 딥시크 R1을 앞서는 성능을 보여줬어요. 23앤드미 파산신청 소비자의 타액을 받아서 이를 유전자 분석하는 D2C 서비스를 처음 내놓은 미국의 바이오테크 회사 '23앤드미'가 파산신청했어요. 2006년 창업된 23앤드미는 2021년 상장에 성공해서 기업가치 60억달러까지 도달하기도 했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지 못했어요. 유전자 검사로 할 수 있는 것은 조상찾기 정도였고, 이것도 한번 사용한 후에는 더 쓰지 않았어요. 앤트그룹 중국 반도체로 AI모델 학습 마윈 회장의 앤트그룹이 알리바바와 화웨이의 반도체를 이용해 엔비디아를 이용한 것보다 20% 적은 비용으로 AI 학습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어요. 그동안 중국 자체 반도체는 학습보다는 주론에만 사용됐는데 이번에는 학습에 사용했다는 것. 앤트그룹의 AI 모델은 '링'이라고 하고 168억 매개변수의 MoE 모델이라고. 알리바바 회장 데이터센터 투자 거품 우려 조 차이 알리바바 회장이 홍콩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여해서 미국내 데이터센터 건설 거품에 대해서 우려했어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언급하면서 그 정도 규모의 투자는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 조 차이 회장은 대만출신의 미국 이민자로 알리바바의 초기 창업자 중 한명. 현대차 그룹 4년간 미국에 30조원 투자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 2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어요. 미국에 자동차 공장과 제철소를 짓는 것이 주 내용. 한국에서는 현대제철이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극명한 대비가 됩니다. 기술은 어떻게 대중화를 하는가 실리콘밸리는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없앤다고 떠들썩합니다. 다양한 AI코딩 툴의 등장으로 '텍스트'를 사용해 코딩을 한다는 '바이브 코딩'이라는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고, AI에이전트가 고객대면 업무부터 세일즈까지 다양한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습니다. 그런데 어도비의 역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디지털 기술은 기존에는 전문가만 할 수 있던 일을 평범한 개인도 할 수 있게 만드는 대중화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는 기존에는 전문가에게 집중된 권력이 여러 사람에게 나눠지는 효과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 전문가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시장의 크기는 오히려 커지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방송국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지면서 코미디언들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유튜브라는 환경에 적응을 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스니다. 이 중에는 공중파에서는 존재감이 없던 무명에 불과했던 사람들도 있었죠. AI가 만드는 이미지로 기존의 디자이너들이나, 웹툰 작가들이 사라질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평범한 사람들이 디자이너나 웹툰 작가가 하더 '쉬운 수준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 같습니다. 이 중에는 성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사람들의 경제적 사회적 상황은 더 불안해지는 효과도 생길 것 같습니다. 불안한 미래를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더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일을 찾아가야할까요. 아니면 불안한 삶에 적응해가야할까요.

바이오 빅뱅, 절호의 찬스가 왔다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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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index 데이터를 가진 자가 이긴다 이제는 잠에서 깨어날 때 토종AI, 바이오와 만난다면 ※ 볼딕 단어를 누르면, 상세 내용이 이어집니다. AI와 데이터가 만나 의료 혁신의 청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미국의 기술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죠. [이미지=미드저니] 데이터를 가진 자가 이긴다 바이오를 읽는 AI, 질주하는 미국 AI가 진짜 힘을 갖기 시작한 순간, 모든 경쟁의 무게추는 '데이터'로 기울었습니다. 특히 AI의 진화가 가속화되면서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이제는 기술보다 데이터가, 하드웨어보다 알고리즘이,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가 승부를 가릅니다. 그리고 이 경쟁이 가장 날카롭게 드러나는 곳이 제약·바이오입니다. 의료 데이터는 복잡하고 민감하지만, 그만큼 가치도 큽니다. 정확한 진단, 개인 맞춤형 치료, 신약 개발까지 이 모든 혁신의 시작점이 데이터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AI는 암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희귀 질환의 조기 발견을 가능하게 만들며 의료라는 고비용·고위험 산업을 정밀하고 효율적인 산업으로 재구성하고 있죠. 단순히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영역에서의 패권 싸움이 시작된 셈입니다. 템퍼스 AI의 창업자 겸 CEO인 에릭 레프코프스키 모습. 그는 아내의 유방암 진단을 계기로 기존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느껴 이 회사를 창립했다고 하네요. [영상=유튜브 템퍼스 AI 공식 채널] 의료계의 게임체인저, 템퍼스AI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단연 미국입니다. 미국에는 이미 병원과 민간 기업, 연구 기관이 의료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혁신적인 신약과 치료법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계는 단순히 연구개발(R&D) 차원을 넘어, 의료 데이터를 민간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데에도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하고 있죠. 여기에 글로벌 빅파마와 빅테크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디지털 바이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템퍼스AI'를 꼽을 수 있죠. 템퍼스AI는 환자의 유전체 정보, 임상 기록, 의료 영상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밀의료 기업입니다. 2015년 설립 이후 미국 내 2000여 개 의료기관과 연결된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했는데, 2023년 기준 미국 상위 제약사의 95%가 이 회사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현재 템퍼스 AI의 데이터 플랫폼은 미국 내 약 7000명의 의사와 대학병원의 65%가 사용 중이고요. 시장에선 템퍼스 AI를 '의료계의 팔란티어'라 부릅니다. 팔란티어는 미국 정부, 국방부, CIA 등 주요 기관의 전략적 파트너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안보·정보·정책 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기업입니다. 공공 분야에서 독보적 위상을 가진 팔란티어처럼 템퍼스 AI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방대한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정밀의료 플랫폼 기업으로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게 시장 평가입니다. 특히 템퍼스 AI는 2024~2025년,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인수에 속도를 냈습니다.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앰브리제네틱스(Ambry Genetics)를 인수하며 진단 역량을 강화했고, 임상시험 환자 모집과 연구 설계를 자동화하는 딥6 AI(Deep 6 AI)를 인수하며 임상 데이터 처리 영역까지 진출했습니다. 이처럼 템퍼스 AI는 '진단-치료-임상시험' 전 단계를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하며, 의료 현장과 제약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정밀의료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혁신을 이끌어가는 전략은 팔란티어와 닮아 있으며, 디지털 바이오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려는 템퍼스 AI의 행보는 그 자체로 의료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도전이라 할 수 있죠. 이제 의료는 데이터와 기술 위에서 다시 태어나고 있는 듯합니다. 의료 데이터의 개방은 혁신 기술과 바이오 산업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 있으며, 치료의 방식도 점점 알고리즘에 가까워지고 있죠. [이미지=미드저니] '데이터 개방'이라는 무기 1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미국에서는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사업 확장에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희귀질환 진단 보조, AI 신약 개발, 맞춤형 치료 알고리즘 설계, 환자 모니터링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료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죠. 이들이 의료라는 민감한 분야에 이렇게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는 배경에는 '정부 차원의 자율 규제 환경'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병원과 제약사 등 당사자 간의 계약만 있으면 원격진료부터 AI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의료 데이터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인정보보호 등의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 하에서죠. 정부가 직접 의료 데이터를 통제하기보다는 기업과 기관이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거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입니다. 바이오도 실리콘밸리처럼 심지어 국가 주도로 이뤄지는 프로젝트에서도 민간 기업의 데이터 접근을 장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올 오브 어스(All of Us)' 프로젝트죠. 이 프로젝트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하는 대규모 정밀의료 연구 프로그램으로, 2015년에 시작돼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민 참여자를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전역의 다양한 인구 집단으로부터 100만명 이상의 바이오데이터를 확보하고자 하는데, 현재 약 85만명이 참여한 상태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유전체 정보, 전자의무기록(EHR), 생활습관, 환경 정보를 통합해 수집한 뒤, 이를 바탕으로 정밀의료와 개인 맞춤형 치료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미국 내 연구자들에게 폭넓게 개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데이터는 비식별화된 형태로 제공되며, 접근 등급에 따라 이용 가능한 정보의 범위는 달라집니다. 가장 기본적인 공용 데이터베이스는 일반 대중도 접근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고, 보다 민감하고 정교한 과학적 데이터베이스는 철저한 교육과 보안 절차를 거친 연구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공공성과 윤리성, 그리고 민간 활용이라는 세 가지 축을 모두 잡으려는 시도인 셈입니다. 이처럼 미국은 규제 완화와 데이터 개방을 통해 바이오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고, 빅테크 기업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업계 한 전문가는 이 흐름을 '의료 산업의 실리콘밸리화'라고 부르더군요. 단순히 기술이 접목된다는 의미를 넘어 민간 중심의 빠른 혁신과 유연한 규제, 대규모 자본 유입, 그리고 시장 중심의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의미였죠.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데이터를 둘러싼 새로운 연대와 기술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올 오브 어스(All of Us)'는 현지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의 바이오데이터를 수집해 개인 맞춤형 치료와 예방의학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람은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기관과 기업은 혁신 바이오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들의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있죠. [영상=유튜브 올 오브 어스 공식 채널] 이러다가 빛 좋은 개살구 될라 이제는 잠에서 깨어날 때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의료 데이터 강국입니다. 전국민 건강보험 체계를 바탕으로 무려 5000만명에 달하는 국민의 의료 기록이 정밀하게, 그리고 전산화된 형태로 축적되고 있죠. 또 의료 접근성이 높고 병원 시스템도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공공과 민간 모두 방대한 양의 '질 좋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바이오 데이터 강국으로서의 잠재력을 이미 갖춘 셈이겠죠? 글로벌 컨설팅사 PwC·Strategy&가 OECD 자료를 바탕으로 2021년 주요 국가들의 의료 데이터 가용성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6.9점을 기록하며 덴마크(7.8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미국(3.0점)보다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였습니다. 문제는, 이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느냐'에 있죠. 현실은 기대와 달라요. 한국은 아직 이 소중한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체계가 미비하고,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 추진에 제약이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민간 기업들이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술을 상용화하거나 신약 개발을 추진하려 할 때마다 각종 규제와 불확실한 법적 근거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데이터 활용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어 의료 데이터를 개방하거나 공유하려는 시도 자체가 조심스러워지는 상황이죠.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은 양질의 의료 데이터를 '성스러운 상자'에 넣고 바라만 보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의료 데이터 사업을 설계하고 이를 민간 기업에 과감히 개방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모습과는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을 했죠. 현재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기반 혁신'을 말하면서도, 정작 시장에서는 데이터를 꺼낼 수 없는 현실. 결국 기술보다 중요한 건, 신뢰와 제도라는 걸 다시금 확인하게 됐습니다. 성스러운 상자 안에 담긴 의료 데이터를 시각화했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 데이터를 잠자코 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사진=미드저니] 토종AI, 바이오와 만난다면 지금이 바로 절호의 찬스 지난 3개월간 '국민보고대회' 행사를 준비하며 수많은 바이오·AI 전문가들을 만났어요. '바이오 패권경쟁- 대한민국 재도약의 갈림길'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대다수 전문가들이 빠짐없이 지적한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이 보유한 데이터 역량을 이대로 묵혀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죠. AI든, 신약개발이든, 원격진료든 결국 핵심은 데이터의 활용에 달려 있습니다. 방법에 대한 의견은 달랐지만, 방향은 같았습니다. 잠자는 의료 데이터 깨워야 이에 매일경제 비전코리아 프로젝트팀은 한 가지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세계 첫 '바이오 통합 거래소'(가칭)의 구축입니다. 정부가 주도해 흩어진 의료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고, 공급자와 수요자가 데이터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데이터 장터'를 만들자는 것이 골자입니다.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 등의 리스크를 관리하며, 기업들은 안심하고 AI 기술과 디지털 헬스 산업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죠.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바이오 업계 전문가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의 임상 인프라스트럭처는 글로벌에서도 손에 꼽힌다. 기업이 원하는 '핀셋 데이터'만 정확히 공급해줄 수 있다면, 지금 아시아 바이오 메카로 불리는 싱가포르의 자리를 한국이 가져올 수 있다" 참고로 한국 정부는 2032년까지 100만 명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 확보 프로젝트에 착수했어요. 하지만 민간 활용이나 기업 상용화와 관련된 계획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도 이런 말을 전했죠. "지금은 영미권 빅파마도 아시아 바이오데이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이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작동하지 않던 톱니바퀴도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아 함께 밀면 결국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했던 일도, 함께하면 가능성이 되겠지요. [사진=미드저니] 한국판 '바이오 스타게이트'를 지금은 잘 만든 신약 하나가 국가 경제를 이끄는 시대입니다. 미국 제약사 머크(MSD)의 항암제 '키트루다'는 2025년 한 해에만 약 316억 달러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대한민국 연간 무역흑자의 약 70%에 해당하는 금액이죠. 단일 의약품 하나가 국가 경제 규모와 맞먹는 이익을 창출하는 시대, 바이오가 단순한 산업이 아닌 전략산업으로 불리는 이유죠. 하지만 블록버스터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선 10년 이상의 시간과 1조 원이 넘는 자금, 그리고 수많은 실패를 견디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이 모든 걸 한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죠. 그래서 한국은 이제, 국가 차원의 AI 기반 신약 개발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다들 말합니다. 이에 매일경제 비전코리아 프로젝트팀은 '한국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제안했어요. 정부가 주도해 유망 바이오 기업들에게 AI 연산 자원, 국가 의료데이터, 바이오 분석 인프라를 파격적으로 제공하고, AI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민관 협력 방식으로 가동하자는 구상입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제약사, AI 기업, 벤처캐피털(VC)이 힘을 합쳐 유망한 신약 후보를 발굴하면, 정부가 이를 선정해 AI와 데이터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투입하는 거죠. 업계 한 전문가의 말이 떠오르네요. 그는 "우리가 가진 데이터, 기술, 의료 인프라를 총동원한다면 K바이오는 단순한 추격자가 아닌 룰을 바꾸는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국가가 가진 AI 자원을 바이오 산업에 '전략적으로 투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참고로 올해 1월 정부는 연내에 1만 장 규모의 고성능 GPU를 포함한 초대형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최대 2조 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위해 공공과 민간이 공동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국내에서 AI 신약 개발을 관장하고 있는 또 다른 관계자도 이렇게 말했어요. "이제 중요한 건 이 AI 인프라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다. 바이오야말로 지금 가장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할 분야다. 정부가 보유한 국가 데이터, 고성능 AI 자원, 국산 반도체 인프라를 핀셋형 의료 데이터와 연결해 유망 바이오 프로젝트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 이는 단지 산업 지원이 아니라, 국가적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전략적 배치'다" 이처럼 '한국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민간의 기술력과 자본, 정부의 데이터와 인프라가 함께 움직일 때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겨냥할 블록버스터 신약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약 바이오와 만난 AI를 형상화했습니다.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이 분야에서 토종 AI는 남다른 전략을 구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습니다. [사진=미드저니] 이제, 토종 AI가 움직일 시간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한국의 의료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리고 그 해답은, 한국이 직접 키운 '토종 AI', 그리고 '소버린 AI(주권 AI)' 전략에서 시작됩니다. 다음은 이번 취재 과정에서 도움 주신 전문가분들의 의견을 종합해 정리해봤습니다. 토종 AI가 바이오 산업에서 펼칠 수 있는 전략 예시입니다. 첫번째는 신약 개발을 위한 '국산 AI 플랫폼' 구축입니다. AI 기반 신약 개발 시장은 빠르게 팽창 중이지만, 핵심 알고리즘과 플랫폼 대부분이 해외 기업에 의해 선점되고 있습니다. 토종 AI는 국내 임상 인프라와 연계해 질환 예측부터 후보물질 도출, 임상 설계 자동화까지 신약 개발 전 주기를 국산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유출 우려 없이 국내 제약사가 독자적으로 AI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큽니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AI 신약 시장'에 기술 보유국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합니다. 두번째는 바이오 데이터 생태계의 독립성과 확장성 확보입니다. 앞서 소개한 '바이오 통합 거래소(가칭)'와 같은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토종 AI는 데이터 수집-분석-활용-피드백 전 과정에 참여하는 핵심 엔진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데이터 사용에 따른 리스크를 감독하고, AI는 그 데이터를 분석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며 기업은 이를 토대로 새로운 산업 기회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소버린 AI는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닌, 국가의 전략 자산을 국내 기술로 지키고 확장하는 방법이겠죠. 한편으로는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소버린 AI'를 외친다지만, 결국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이고, 토종 AI로 확장에 나선 기업들이 과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우려죠. 하지만 이윤을 추구한다는 사실이 곧 공공성과 배치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국가가 '전략 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민간은 그 비전 안에서 기술을 구현하고 시장을 만들어가는 구조라면 이윤과 공공성은 충분히 공존 가능한 가치가 됩니다. 특히 바이오처럼 고위험·고비용 분야에서는 기업의 단독 추진이 아니라, 정부와 함께 움직이는 프레임이 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토종AI는 기회를 엿볼 수 있겠죠. 결국 중요한 건 누가 먼저 시장에 들어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느냐입니다. 국산 AI 플랫폼이 임상, 신약, 유전체 데이터와 긴밀하게 연결된다면 이는 단순히 토종 기술의 생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 패권에 있어 '기술 보유국'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국가의 인프라, 기업의 실행력, AI의 확장성을 한데 모은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바이오 기술 생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성장과 도전의 시작점, 브랜치 멤버십에 가입하세요! 새창으로 읽기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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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브랜치는? 스타트업브랜치는 한국무역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성장 지원 공간으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과 해외진출을 지원합니다. 피칭센터와 라운지에서는 창업가와 예비창업가를 포함한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의 도전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브랜치 바로가기 📝 멤버십 가입 절차 멤버십 신청 페이지 대관/이용 가이드 K-디지털 트레이닝 SW 잡코칭-DAY 일시 : 4월 11일(금) 10:00 ~ 16:30 대상 : SW개발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고용노동부와 메인비즈가 함께 SW개발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전문가 특강, 이력서·자기소개서 맞춤형 컨설팅, 현장 면접 등 다양한 취업 기술과 실질적인 구직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신청 바로가기

엔비디아도 사실 반도체 회사가 아닙니다 @GTC2025 새창으로 읽기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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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index 엔비디아는 AI인프라 회사 GTC2025 퀀텀 데이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기자 간담회에서 전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받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매일경제> 반도체 회사가 아니라 AI 인프라 회사다 기조연설 다음날인 19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오전에는 투자 애널리스트, 오후에는 기자들을 만나서 Q&A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는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렇게 수백명의 기자들을 모아놓고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 받는 테크기업 CEO를 저는 지금까지 딱 두 사람을 만났는데요. 바로 젠슨 황과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입니다. 창업자 겸 CEO로 막강한 리더십과 함께 디테일까지 알고있다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점. 젠슨 황 CEO는 이날 엔비디아는 더 이상 칩 기업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사실 그가 이런 말을 한지는 몇 년이 지났습니다. 황 CEO는 이렇게 말합니다. 엔비디아는 더 이상 칩을 만들지 않는다. 옛날에는 그랬다. 옛날에는 칩을 만들면 누군가 칩을 사서 컴퓨터에 넣고 컴퓨터를 팔았다. 좋은 시절이었다. 지금은 한 번에 수천억 달러가 투입되는 AI 인프라를 구축한다. 따라서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AI 인프라는 오늘 구매를 결정하고 내일 배포하는 것이 아니다. AI 인프라는 2년전에 미리 투자하고 2년 동안 계획을 세워야하는 것이다. 모든 국가가 협력해야하고 전 세계에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한다. 엔비디아는 이제 칩이 아니라 AI인프라 회사다. 우리는 AI 공장 회사다. 공장은 고객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우리 공장은 고객의 수익으로 직접 연결된다. 엔비디아의 AI데이터센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영상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사실은 마이다스의 손 젠슨 황 CEO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지금의 AI 연산이 커다란 데이터 센터 차원에서 이뤄지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사용하는 랩탑을 예로 들어볼게요. 랩탑에 탑재되어있는 CPU에서 AI를 작동시킨다고 해볼게요. 보통 AI모델은 너무 크고 처리해야하는 데이터도 많아서 일반적인 PC용 CPU에서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AI연산에 특화된 GPU가 필요하고 이 GPU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GPU를 연결해서 쓰게 됩니다. 또, GPU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어서 짝을 이룬 CPU가 필요합니다. 게임을 하는데 그래픽카드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 하지만 무작정 연결한다고 연산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이 GPU에 데이터를 공급해줄 메모리가 있어야 하고요. 우리의 랩탑이 뜨거워지는 것처럼 GPU도 뜨거워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냉각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GPU와 GPU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필요하고, 데이터 처리속도를 높여주는 DPU라는 반도체가 또 필요합니다. 이렇게 AI연산이 이뤄지는 하나의 독립적인 컴퓨터가 구성되는데 이것을 '랙'이나 '트레이' 등으로 부릅니다. 이 랙을 모아서 수직으로 쌓으면 천장까지 닿는 길쭉한 같은 컴퓨터가 만들어지는데요. 현재 판매되고 있는 블랙웨 GPU가 탑재된 엔비디아의 대표 컴퓨터의 이름이 GB200 NVL72 입니다. 랙 하나에 2개의 GPU가 들어가고 36개의 랙이 NV링크라는 케이블로 연결되기 때문에 NVL72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하지만 AI 연산은 NVL72 한 대로 로 끝나지 않는데요. 여러대의 서버컴퓨터를 모아서 거대한 데이터센터에 집어넣습니다. 엔비디아의 경우 데이터센터에 총 3만2000개의 GPU가 들어갑니다. 일론 머스크의 AI 회사 xAI는 테네시주 멤피스의 자신들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세웠는데요. 여기에는 10만개의 H200 GPU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빅테크 기업이 엔비디아로부터 GPU를 10만장을 샀다고 하면 작은 GPU 칩 하나만 산 것이 아니라 10만장의 GPU를 샀고 이 10만장의 GPU가 탑재된 컴퓨터를 샀고, 데이터센터를 이 컴퓨터로 채워넣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까지 모든걸 만듭니다. <엔비디아> 우리는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는다 이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은 과거 인텔이 CPU로 컴퓨터 업계를 호령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큰 그림을 그려야합니다. 단순히 하나의 칩과 이것이 작동되는 PC를 고려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들을 연결하고, 컴퓨터들을 데이터센터에 집어넣고, 여기에 들어가는 전력도 고려해야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점에서 엔비디아는 모든 기술 스택을 직접 만들지만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는다는 말도 이해가 됩니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컴퓨터 누가 만들까요? 지금 저희가 사용하는 PC의 경우 수많은 PC브랜드가 있습니다. 델, HP, 레노버, 삼성전자, LG전자 등등. 하지만 이 회사들은 직접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PC제조 전문 회사에게 위탁생산을 맡깁니다. AI데이터센터용 서버컴퓨터도 동일합니다. 델, HPE, 레노버 같은 회사들은 AI서버컴퓨터의 최종 수요자, 예를 들자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의 주문을 받아서 이를 회사에 납품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직접 미국에 제조시설을 가진 경우는 드물고 중국 기업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필요한 것은 결국 엔비디아 GPU죠. 이런 서버컴퓨터 제조회사들에게 엔비디아는 엄청난 갑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블랙웰 NVL72가 엔비디아의 최종 제품입니다. <엔비디아> 사실은 모든 이들과 경쟁하는데? 그런데 PC의 OS 윈도우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직접 경쟁제품을 만듭니다. 바로 서피스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를 설계하지만 이를 직접 제조하지는 않죠. 엔비디아도 비슷한 방식으로 자신들이 직접 설계한 AI서버를 제조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GB200 NVL72가 그런 제품입니다. 이 제조를 맡기는 기업은? 바로 에플 아이폰을 만드는 폭스콘입니다. 델, HPE, 레노버 등 서버컴 회사가 만들 때 거기에 들어가는 네트워크나 냉각장치 등은 제조회사나 고객이 결정하죠. 반면 엔비디아의 자체 제조 서버의 스펙은 엔비디아가 결정하죠. 여기에 엔비디아가 만든 네트워크 장비와 DPU 등이 들어가게 됩니다. 엔비디아는 엔비디아가 직접 설계하고 모든 것을 만든 NVL72 가 가장 뛰어난 성능의 GPU라고 주장합니다. GTC2025에서 공개되는 엔비디아 신제품의 모든 숫자는 이렇게 수직통합된 NVL 제품군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엔비디아는 경쟁자들이 많습니다. 먼저 자체 서버인 NVL이 협력사인 델, HPE, 슈퍼마이크로 같은 회사의 서버와 경쟁합니다. 엔비디아는 이 회사들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GPU를 팔아야하지만, 자체 서버를 팔수록 더 많은 돈이 남습니다. <엔비디아 웨이>책에 젠슨 황 CEO의 사인을 받았습니다. . 뭘 좋아할지 몰라서 모두 준비했어 엔비디아는 고객들과도 경쟁합니다. 가장 큰 고객인 빅테크 클라우드 회사들이 제각각 자신들만의 GPU, CPU를 만들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서버를 만들고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특히 올해 출시되는 블랙웰 GPU와 블랙웰 기반 데이터센터들은 여전히 일부 고객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고객들에게 엔비디아는 증명해야합니다. 너희들이 직접 만든 것 말고 내가 만든 걸 쓰는 것이 사실은 남는 장사야! 황 CEO의 말입니다. 엔비디아는 빅테크 기업에 비하면 직원이 3만6000명밖에 되지 않은 작은 기업이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필요만 있는 것만 한다. 우리가 모든 기술영역(stack)에 진출해 있는 것은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준비해놓고 거기서 나오는 가치를 얼마나 가져갈지는 고객이 선택하게 한다. 우리는 시장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어느 기업과도 경쟁하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연사들이 퀀텀 데이에 참석했습니다. <이덕주 기자> 양자 컴퓨팅 데이 GTC2025 젠슨 황이 훈수를 둔 이유 20일 GTC2025의 특별행사인 ‘양자 데이’ 행사가 열렸습니다. 젠슨 황 CEO가 양자컴퓨팅 업계의 스타트업과 기업들을 초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였는데요. 자그마치 14명의 패널을 6명, 6명, 2명씩 무대에 올렸습니다. 이 세션은 지난 1월 젠슨 황 CEO가 ‘양자컴퓨팅 상용화 까지 20년 걸린다’라고 말하고 양자컴퓨팅 기업들 주가가 폭락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는데요.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GTC에서 양자컴퓨팅 기업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황 CEO는 말했습니다. ‘내가 왜 틀렸는지를 증명해보라’는 것인데요. 제가 받은 인상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양자컴퓨팅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를 높이고, 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엔비디아의 생태계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날 참석한 스타트업과 대기업(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연사들은 실제로 양자컴퓨터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양자컴퓨팅 발전의 현 상황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 제가 보낸 ‘양자컴퓨터는 사실 반도체입니다’를 읽으신다면 더 풍성하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가속 양자컴퓨팅 연구센터를 보스턴에 설립합니다. <엔비디아> 상용화 멀었다? 지금 당장 쓰일 곳을 찾아보자 제가 흥미로웠던 포인트들만 말씀드려볼게요. 먼저 우리가 양자컴퓨터가 상용화 되려면 지금의 수백큐비트를 넘어 수천, 수백만 큐비트까지 스케일업을 해야한다고 하는데요. 지금의 수백큐비트 수준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이날 아이온큐의 피터 채프먼 의장은 앤시스라는 컴퓨터 엔지니어링 업체와 협력해 LS-다이나라고 하는 어플리케이션에 양자컴퓨팅을 이용해 혈액펌프를 시뮬레이션 했다고 밝혔어요. 젠슨 황 CEO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엔비디아가 초기에 성공을 거뒀던 것은 ‘게임시장’이라는 확실한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니치마켓이라고 시작했던 게임시장에 GPU에 대한 수요가 있었고 여기서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R&D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GPU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양자컴퓨팅에서도 틀림없이 이런 니치하지만 확실한 수요가 있는 영역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연사들은 양자컴퓨팅이 AI의 발전을 가속화할 것을 기대했어요. 양자컴퓨터는 우리의 현실세계가 움직이는 원리인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움직이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세계를 가장 잘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하죠. 우리가 양자컴퓨터로 현실을 자유롭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로봇이나 자동차 같은 물리적AI를 더 잘 학습시킬 수 있게 됩니다. 미국과 영국에 본사를 둔 퀀티니움은 올해 2월 생성형 퀀텀 AI 프레임워크(Gen QAI)라는 것을 발표했는데 양자컴퓨터로 학습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AI라고 해요. 이외에도 양자컴퓨팅과 AI를 결합할 다양한 방법을 연사들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양자컴퓨팅이 만들어낼 가장 큰 혁명은 과학적인 발견인데요. 생물학이나 재료공학 쪽이 가장 유망한데요. 이날 얘기가 나오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양자컴퓨팅과 슈퍼컴퓨터를 결합해 새로운 배터리 소재를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혁신가들의 벤처 투자 포트폴리오

20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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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index 'AI 사랑', 샘 올트먼 '환경과 기후' 빌 게이츠 피터 틸의 '독점' 베이조스의 '로봇' 모닝브리핑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샘 올트먼은 오픈AI를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전력을 위한 핵융합이 대표적이에요. [이미지=그록] AI 사랑 샘 올트먼 챗GPT를 통해 AI 시대를 연 샘 올트먼. 언론에 공개된 그의 스타트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봤습니다. 2005년 소셜미디어 기업 루프트를 창업한 올트먼은 3년 만인 2008년 이를 4340만 달러(약 620억원)에 매각합니다. 그리 큰 돈(?)으로 보이지 않지만 이후 그는 벤처캐피털(VC), Y콤비네이터 등을 거치며 투자를 통해 상당한 ‘부’를 거머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2023년 말 보도에 따르면 그가 개인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은 당시 기준 125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투자 규모는 상당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을 살펴볼게요. 레터에서 몇차례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가 눈에 띕니다. 2021년 올트먼은 자신의 역대 최대 개인투자 금액인 3억7500만 달러, 우리 돈 약 5437억원을 헬리온에너지에 투자합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자금을 지원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현재 헬리온에너지는 소형 핵융합로를 개발 중이에요. 헬리온에너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계 ‘최초’로 핵융합 전력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핵융합이라는 게 구현이 상당히 어려운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올트먼은 “내가 보아온 기술 중 가장 유망한 기술”이라고 극찬하고 있는데요. 이들의 목표는 2028년 핵융합 발전 구현입니다. 비슷한 투자사로 소형 모듈 원전 기업 ‘오클로’가 있어요. 올트먼은 2014년부터 오클로에 투자했는데요.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오클로 상장을 위해 자신이 설립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 상장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오클로는 지난해 말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스위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위해 2044년까지 12기가와트에 달하는 원자로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해요. 노화 방지, 수명 연장을 목표로 설립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도 눈에 띕니다. 2022년 이 기업이 설립되었을 때 올트먼은 단독으로 1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요. 우리 돈 2610억입니다.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의 목표는 인간의 건강 수명을 10년 연장하는 거예요. 이 기업은 오픈AI의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야마나카 인자’라고 불리는 세포 리프로그래밍 단백질 강화를 위해 오픈AI와 공동으로 특화된 ‘GPT-4b 마이크로’모델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AI를 위한, AI에 의한 애플 디자이너 출신 부부가 2018년, 스마트폰을 대체하기 위해 설립한 ‘휴메인’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대체’한다고? 올트먼과 관련해 비슷한 기사가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올트먼이 지난 2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AI 단말기 개발 중”과 만나는 지점입니다. 그는 이미 2020년 휴메인에 투자하면서 ‘스마트폰 그 이후’를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휴메인은 ‘AI 핀’이라 불리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어요. AI 핀은 옷에 붙여 사용할 수 있는 AI 비서인데요. 디스플레이 없이 음성, 터치로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레이저 프로젝터로 손바닥을 마치 스크린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3년 올트먼이 한 행사에서 이런 말을 해요. “대단한 일이 있을 것 같지만 아직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것(성공)은 고객이 결정할 일입니다. 아마도 너무 멀리 떨어진 다리일 수도 있고, 혹은 내 휴대전화보다 낫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확실한 도박처럼 보였던 많은 기술이 결국 9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됩니다.” AI 단말기를 꿈꾸던 올트먼. 휴메인이라는 기업에 투자하고 3년 뒤 봤더니 ‘별로’였다고 생각한 듯 보입니다. 휴메인은 올해 초 AI 핀의 판매를 중단하고 2월 28일부터는 더 이상 서버에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합니다. 망했다는 거죠. 이 외에도 소셜 미디어 ‘레딧’은 물론 핀테크 기업 ‘웨이브 모바일 머니’,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임상 시험 가속화를 돕는 ‘트라이얼 스파크(Trial Spark)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픈AI CEO로서 AI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전력) 등에 투자하는 경향이 눈에 띕니다. 빌 게이츠는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통해 기술 혁신과 정책적 지원이 결합되어야만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사진=빌 게이츠 인스타그램] 환경과 기후 빌 게이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포트폴리오는 ‘환경’으로 압축됩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테라파워’를 꼽을 수 있습니다. 게이츠가 공동 설립한 기업이기도 한데요, 2030년 상업화를 목표로 차세대 원자력 기술로 꼽히는 ‘나트륨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어요. 핵융합 기업 ‘코먼웰스 퓨전시스템즈’도 있습니다. 2019년 초기 라운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다른 핵융합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초 핵융합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두 기술 모두 환경에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입니다. ‘임파서블 푸즈 앤드 비욘드 미트’라는 대체 단백질 기업과 배양육 스타트업 ‘업사이드 푸즈’에도 투자했습니다. 현재 이러한 대체육이 시장에 조금씩 출시되고 있지만 ‘메인’으로 자리 잡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에요. 게이츠는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매우 훌륭한 제품이 될 것”이라며 낙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체육은 전통적인 축산업과 비교해서 토지나 물과 같은 자원 소비가 적고 이산화탄소 배출 또한 크게 줄일 수 있어 기후변화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공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물에서 수소를 추출한 뒤 이를 가열해 친환경 버터를 만드는 세이버라는 기업에도 투자합니다. 이 밖에 콘크리트 내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겠다는 ‘카본큐어’와 ‘폼 에너지’는 태양열을 ‘집중’ 시키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헬리오젠’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업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최근 언론에 주목받은 투자 기업으로는 AI 채굴 스타트업 ‘코볼드 메탈’을 꼽을 수 있어요.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최근 펀딩 라운드에서 5억3700만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기업 가치는 29억6000만 달러, 우리 돈 4조3000억원에 이르러요. 이 기업은 AI를 기반으로 광물 매장지를 찾는 기업입니다. 지난해 2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잠비아에 대규모 구리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는데요. 위성 이미지를 비롯해 과거 시추 데이터, 토양 분석 등을 기반으로 광물 발견의 정확도를 높이고 또한 탐사용 시추를 줄임으로써 환경에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어요. 게이츠는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 ‘가치 투자’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에 가치가 높아지는 기업, 즉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환경) 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여요. 피터 틸은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이기도 하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겼을 때, 그는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해 축하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이미지=그록] 피터 틸의 '독점' 베이조스의 '로봇'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리는 피터 틸. 그의 투자 철학은 그의 저서 ‘제로투원’에서 잘 드러납니다. ‘혁신 기술’로 시장을 ‘독점’해라. 기존 시장에서 점진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것 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게 더 가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투자사를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먼저 스페이스X입니다. 틸은 스페이스X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첫 외부 투자자가 됐습니다. 당시 머스크가 로켓 발사를 잇달아 실패한 상황에서 이뤄진 투자였어요. ‘과감한 베팅’이었던 거죠. 실패하면 끝이지만 성공한다면 우주 시장 독점할 수 있었던 기업 스페이스X. 틸의 지원과 함께 스페이스X는 현재 우주로 훨훨 날아가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또 다른 기업 ‘뉴럴링크’에도 투자합니다. 2023년 틸의 펀드가 주도한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서 뉴럴링크는 2억80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는데요. 이는 FDA로부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직후 이뤄졌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틸은 이처럼 단번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기술에서 미래를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AI 기반의 ‘무기’ 분야도 그의 관심사입니다. 그는 ‘앤두릴 인더스트리즈’에 초기 투자를 했는데요, 이 기업은 국방과 보안 분야에서 AI를 기반으로 자율무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에요. 이 기업은 완전 자율 무기 시스템을 구현, 이를 실전 배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크립토 및 블록체인 관련 인프라 스타트업인 ‘레이어1’를 비롯해 3세대 암호화폐로 불리는 이오스 프로토콜을 개발한 ‘블락원’,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Psi퀀텀’, 합성생물학 기업 ‘솔루젠(Solugen)’, 소형 원자로 기업 ‘라디엔트(Radient)’ 등에도 투자를 했습니다. '로봇'에 꽂힌 베이조스 1998년 구글에 25만 달러를 투자했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이후 100여개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왔는데요. 그중에는 트위터(현 X), 에어비앤비, 우버 등 상장 기업도 다수 있는 만큼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조스의 포트폴리오는 다양합니다. 인간 수명을 연장하려는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먼저 눈에 띕니다. 이 기업은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노화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전하고 있어요. 2009년 창업 당시부터 틸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기업의 경우 2018년 나스닥에 상장됐으며 2020년에 퇴행성 질환 치료제 임상을 시작했어요. 무릎 골관절염 신약 후보는 임상 2상에서 실패했는데, 노인성 안질환 치료제의 경우 임상 2상에서 효과를 확인합니다.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주목할 부은 ‘지난해’입니다. 2024년 그는 9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고 하는데요. 그중 절반에 가까운 4개 기업이 모두 ‘로봇’이었어요. 아마존 창업자가 로봇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운영 중인 창고 로봇만 75만대 이상으로 세계 최대 로봇 고용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해 그가 어깨동무한 로봇 기업은 ‘피규어AI’와 ‘스킬드AI’ ‘스위스마일’ ‘피지컬인텔리전스’ 등입니다. 특히 피규어AI는 올해 들어 협동 로봇을 포함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잇달아 선보여 주목받고 있는데요. 아마존 창업과 함께 로봇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그 ‘힘’을 확인한 베이조스가 다음 ‘물결’로 로봇을 콕 집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해 베이조스의 포트폴리오는 '로봇'이 점령했습니다. [이미지=그록] Briefing ※ 붉은 제목을 누르면 상세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구글, 로봇용 AI 제미나이 로보틱스 공개 구글 딥마인드가 로보틱스용 제미나이를 공개했습니다. LLM인 제미나이 2.0을 기반으로 로보틱스용 모델을 개발한 것인데요. 로봇이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각 기능을 가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행동까지 합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농구 경기를 본 적 없는 로봇 팔이 공을 농구 골대에 넣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요. 골대의 형태, 덩크슛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구현한 것이라 합니다. 인텔 신임 CEO에 립 부탄 경영난을 겪고 있던 인텔이 새 CEO로 립부 탄 전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영입했다고 밝혔습니다. 18일부터 CEO를 맞게 되는데요. 팻 겔싱어 전 CEO가 사임한 지 3개월 만에 인텔은 새 수장을 맞게 됐습니다. 그는 10년 이상 케이던스를 이끌며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케이던스와 경쟁사인 시놉시스의 양강 체제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인텔, 이제 자리를 잡게 될까요. 소설 쓰는 AI, 올트먼 “감명받았다” 올트먼이 지난 11일 자신의 X를 통해 글쓰기 능력이 뛰어난 AI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AI가 쓴 글을 공개했는데요. 난해한 듯하면서도 복잡한 글에 대해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명예교수는 “글쓰기 능력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을 갖췄다”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