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가 AI에이전트를 공개한 날,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구현이 어려운 일이었나?” 지극히 일반인의 시각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리나 빅스비에 “오늘 날씨 어때?”를 물어볼 수 있고(꽤 오래 전부터), 음성으로 알람을 요청하면 이를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엄마한테 ‘응’이라고 문자 보내”라고 하면 이를 수행했고요. AI스피커는 우리 말을 알아듣고 멜론을 가동해 음악을 틀어주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있는 애플리케이션에 AI가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주면 해결될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 거죠. 비전공자인 만큼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업계 최고로 불리는 개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답변은 비슷했어요. “어려운 일이야….”라고 말입니다.
예전에도 분명 AI라 불리는 비서들이 우리의 일을 해결해줬습니다. 하지만 내릴 수 있는 명령은 너무 ‘간단’했죠. 시리나 알렉사 등을 불러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아요. 잘못된 행동(?)을 하기도 하고요. 알람을 맞춰달라는 명령, 이것보다 한단계 위로 올라간 질문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AI는 당황해서 아무 일도 못 하게 됩니다.
고차원적이고, 한 번 더 생각해야 하고,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하는 작업을 ‘기계’에게 구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해볼 생각을 할 수 없었지’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클로드가 선보인 것처럼 데스크톱에서 AI가 커서를 움직이며 자유롭게 여러 일을 수행하는 것도 상당히 난도가 높은 기술이라고 해요. 이러한 것들에 LLM 기술 등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문득 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왜 AI 에이전트 구현에 힘을 쓰고 있을까.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로 ‘수익’입니다. 오픈AI는 올해 7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전 세계 산업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기업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AI 애플리케이션은 챗GPT에 유료로 돈을 내야 사용이 가능해요. 그런데도 오픈AI는 여태껏 돈을 번 적이 없습니다. AI 인프라에 사용하는 돈이 상당하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오픈AI는 2026년에도 19조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비단 오픈AI뿐만이 아닐 겁니다. GPU를 수천 대 사고, 데이터센터를 짓고, AI가 만들어 낸 ‘쩐의 전쟁’에 뛰어든 빅테크 기업 모두 비슷합니다. ‘수익’은 이들이 하루빨리 이뤄내야 할 숙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에이전트는 대안이 될 수 있어요.
수익도 잡고, 기술도 개발하고
아무리 챗GPT가 좋다고 해도, 클로드를 써보고 깜짝 놀랐다고 해도,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이를 활용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AI에이전트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 업무를 최대한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고, 또한 많은 사람이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AI에이전트를 설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가령 저는 요즘도 엑셀을 이용한 작업을 자주 하는데요, AI에이전트가 있다면 이러한 일을 하게 시키고 미라클레터를 쓰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거예요. 일상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 선물을 사야 한다면 AI에게 맡기는 거죠. “쿠팡과 네이버 쇼핑 등에서 ㅇ살 아이가 좋아할 만한 선물 검색해줘. 가격대는 ㅇㅇㅇ원에서 ㅇㅇㅇ원 사이로. 이중 후기가 좋은 것을 우선 리스트업해서 보여줄래?”라고 맡겨 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요.
마켓컬리를 이용해 장을 볼때도, 식당 예약을 할때도. 사람이 직접 나서서 시간을 써야만 하는 일들을 AI에게 맡길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기술이 바로 우리 곁으로 온다면 쓰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게 어렵지 않을까요. 따라서 LLM 기반의 서비스를 내놓았던 많은 기업은 약속이나 한 듯
AI에이전트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다음은 기술 발전 단계입니다. 오픈AI와 같은 기술기업은 AGI, 즉 범용 AI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같은 AI에요. AI가 사람처럼 판단하고 행동하려면 사람과 같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안에서 우리에게 ‘제안’하고 ‘알려주고’ 있는데 그치지만 AI에이전트가 된다면 인간이 ‘디지털 공간’에서 하는 일을 AI도 똑같이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구매해야 하는 것을 대신 사주고, 돈을 송금할 수 있고, 검색할 수 있어요.
또한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스타벅스 돌체 콜드브루 두 잔과 빵 맛있는 거 배달 주문 넣어줘”라고 했을 때 이용 고객이 많아 배달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럴 때 AI는 “스타벅스 말고 근처에 있는 투썸플레이스로 배달을 대체할까요?”라고 제안할 수 있을 거예요.